북한 잠수함 침투사건이후 한국정부의 단호한 대북(對北)정책에 공조체제를 유지하던 미국 정부가 클린턴대통령 재선이후 변화를 모색하는 기류가 나타나고 있다.
특히 이러한 기류는 잠수함 침투사건이후 초래된 국제적 고립의 탈출을 위해 강온양면전략을 구사하면서 상황반전을 시도하는 북한측의 교란전술과 맞물려 복잡하게 전개될 가능성마저 엿보여주목된다.
우선 윌리엄 페리 미국방장관은 17일 북한의 핵(核)동결해제 위협에 대해 미국의 안보에 중대한위협 이라고 규정했다. 이는 북한의 위협을 잠수함 침투사건이후 국제적인 고립을 탈출하기위한엄포성 발언 으로 간주했던 우리 정부의 평가와는 자못 다른 톤이다.
미국 뉴욕 타임스지도 17일자 사설을 통해 김영삼(金泳三)대통령이 대북긴장상황을 유지해 집권후반기 권력누수현상을 막으려하고 있다 며 일부 미국 관리들은 골치아픈 존재가 한국 정부라고느끼고 있다 며 한국의 대북강경정책을 비난했다.
이에대해 정부 당국자들은 무책임하고 편향적인 시각의 기사 라고 평가절하하고 있으나, 뉴욕타임스가 갖고있는 미국내 영향력등에 비추어 미국 조야의 전반적인 대한(對韓)시각을 보여주고 있는게 아니냐는 우려섞인 분석도 나오고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잠수함 침투사건이전에 방북을 추진하다 보류했던 빌 리처드슨 미하원의원이 북한에 억류중인 에번 헌지커씨의 송환을 위해 다시 방북을 추진중이라는 사실도 밝혀졌다.우리정부 당국자들은 리처드슨 의원의 방북은 정부대표나 특사자격이 아니라 개인 자격 이라면서 미국의원이 억류된 미국민의 송환을 위해 방북하겠다는 것을 막을 명분이 없다 고 정부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잠수함 침투사건을 계기로 우리 정부의 요청에 따라 리처드슨의원의 방북이 보류됐던 전례에 비춰볼때 이번 방북추진은 눈에 띄는 대목이 아닐수 없다.
이러한 미국측의 이상(異狀)기류 와 맞물려 북한은 강온양면의 이중전략을 구사하면서 한미간공조체제에 대한 균열을 시도하고 있다.
북한은 18일 관영 중앙통신을 통해 잠수함과 선원들을 빠른 시일내에 무조건 송환할 것과 남한의사과를 요구하면서 남조선 당국이 우리 요구를 거부한다면 그로부터 초래되는 모든 결과에 대해전적인 책임을 지게 될 것 이라고 위협했다.
북한은 그러나 최근 무장공비 침투사건과 관련, 유감의 뜻 을 표명할 수 있다는 입장을 비공식적으로 미국정부에 내비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의 한 고위관계자는 북한은 무장공비 침투사건에 대해 미.북한간 뉴욕채널을 통해 유감의뜻 을 표명할 수 있다는 입장을 비공식적으로 내비쳤다 면서 비록 공식적인 입장표명은 아니지만북한의 이같은 태도는 앞으로 한미 양국간의 협의에 따라 현재의 남북대치국면을 전환하는데 중요한 계기가 될 수도 있을 것 이라고 분석했다.
대한(對韓)정책에 새로운 변화를 모색하는 듯한 미국측 움직임과 북한의 이중전략에 대해 전문가들은 남북한을 상대로 한 미국의 중재노력이 본격화된 것 같다고 진단하고있다.미국은 잠수함 침투사건에 대한 북한의 공식사과와 재발방지 약속이 선행돼야만 한다는 한국축입장을 충분히 이해할 수는 있지만, 이를 대북 경수로지원문제와 연계시키는 것은 지나치다는 인식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한, 북한에 대해서도 뉴욕접촉 등을 통해 핵동결 해제를 시도할 경우 대북중유지원 등이 중단될 수밖에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하는 한편 잠수함 침투에 대한 모종의 제스처 를 한국측에 보여야한다고 설득중인 것으로 전해지고있다.
미국은 제네바 핵합의의 계속적인 이행과 한반도 4자회담의 성사를 통한 대북연착륙 을 대한반도 정책의 근간으로 삼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결국 미국은 남북한을 동시로 한 중재노력을 통해 잠수함 침투사건으로 초래된 한반도의 긴장상황를 미국이 희망하는 방향으로 해소하려는 의도를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한국에 대해서는 대북강경정책을 완화하도록 신호를 보내는 동시에, 다른 한편으로는 잠수함 침투사건과 관련해 북한측이 적절한 수준에서 성의표시 를 하도록 유도함으로써 잠수함 침투사건이전 단계인 4자회담 설명회 형국으로 상황을 반전시키려는 시도인 셈이다.
이같은 미국측의 태도는 잠수함침투사건에대한 북한의 시인.사과및 재발방지 약속이 선행되지 않는한 대북교류를 할 수 없다는 우리측의 단호한 접근방식과는 어느정도의 거리가 있는게 사실이다.
이에따라 오는 24일로 예정된 김영삼대통령과 클린턴 대통령간의 한미정상회담에서 대북공조에관한 미묘한 시각차가 어떤 방식으로 조율될지에 비상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댓글 많은 뉴스
국힘 김상욱 "尹 탄핵 기각되면 죽을 때까지 단식"
[단독] 경주에 근무했던 일부 기관장들 경주신라CC에서 부킹·그린피 '특혜 라운딩'
민주 "이재명 암살 계획 제보…신변보호 요청 검토"
국회 목욕탕 TV 논쟁…권성동 "맨날 MBC만" vs 이광희 "내가 틀었다"
최재해 감사원장 탄핵소추 전원일치 기각…즉시 업무 복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