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기대치가 너무 크게 무너지면 절망감을 느끼게 된다.지난번 대입 수능시험에서 성적이 너무 떨어진 수험생이 허탈감에 빠져 꽃다운 목숨까지 버린 일이 있었다. 3년동안 죽자살자 공부한 결과가 이거냐는 절망감 때문이리라.
최근 농민들도 이와 비슷한 허탈감에 빠져 있다.
大豊뒤의 허탈감
언론에서는 올 벼농사가 유례없는 대풍이라고 떠들어 도시 사람들은 농민들이 올해는 주름살이펴지겠구나 고 생각한다.
그러나 농민들의 사정은 사뭇 다르다.
대풍이라던 벼농사는 수매가가 3년째 오를 기미가 없고 사과도 거둬보니 작년보다 20~30% 수확량이 줄었다.
사과야 수확량이 준만큼 값이라도 오르니 어느정도 보전은 되지만 쌀 농사는 어쩌랴.우리 농촌은 이미 쌀생산위주 농업에서 벗어난지 오래다.
쌀은 곡창지대를 제외하고는 농민 스스로 1년간 먹을 만큼만 생산하고 고소득, 특작물 생산체제로 바뀐 것이다.
이미 80년대 후반부터 쌀재배면적은 매년 2만~3만ha씩 줄어들었고 95년에는 한햇동안 4만7천ha가 감소됐다.
도시주변옥답은 고층아파트가 들어섰고 농촌의 논에는 사과나무가 심어졌다.
벼를 심어봐야 마지기당 겨우 60만원 건지는데 고추나 사과는 잘하면 10배이상 소득을 올리기 때문이다.
지난 10월 국감자료에 의하면 쌀재고량도 이미 68만t에 그치고 있으며 가공용쌀조차 재고가 바닥났다고 한다.
대책없는 자급자족
이같은 쌀생산저하는 구조적인 현상인데도 정부는 먹는 쌀 만큼은 자급자족하겠다 고 장담한다.적정수준 재배면적을 확보하고 단위면적당 수확량을 늘리겠다는 것이다.
수확량이야 영농개선, 품종개발로 가능할지 모르지만 농지감소현상과 더불어 휴경지가 늘고있는데 재배 면적을 어떻게 확보하려는지 의심스럽다.
젊은 사람은 거의 떠나 농업주체가 노인과 부녀자 노동력뿐으로 앞으로 쌀은 자급자족도 어려울판이다.
설상가상으로 UR협상으로 값싼 외국산 농산물이 물밀듯 밀려오는데 정부의 시각은 크게 바뀌지않고 있다.
그야말로 농업의 위기 다. 하긴 쌀이 부족하면 사들이면 간단히 해결된다.
그러나 92년부터 세계적으로 쌀재고량과 거래량이 급격히 줄어 올해 벌써 t당 곡물가가 32.5%올랐으니 자급자족않고는 앞으로 사들이는 것도 어렵게 됐다.
통계청자료에는 한국국민 한사람의 하루 세끼 쌀값이 5백1원. 쌀 3일치 값이 맥주 한병, 담배 한갑 값이다.
우리나라 농업정책이란게 이런식으로 저곡가정책으로 일관해왔다.
공공요금은 마구올리면서도 쌀값만은 물가인상을 주도한다면서 발목을 잡았다.추곡수매가만 하더라도 이미 2년동안 동결해 시세보다 수매가가 낮아진 상태다.그런데도 정부는 올해경우 대풍이니 수매가는 동결하고 대신 많이 사들이겠다는 입장인듯하다.여당서는 내년대선도 있고하니 시세까지는 수매가를 올려야 한다는 입장이고 야당이나 농민단체는 10~12.3%% 올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희망주는 農政을
국회주변에서는 결국 여당입장인 3%%선 인상에 그칠 것으로 조심스런 전망을 하고 있다고 한다.문제는 WTO(세계무역기구)협정에 의해 올해 추곡수매 예산이 1조9천6백억원으로 이미 한정돼있어 인상된 만큼 수매량이 줄어든다는데 있다.
이래저래 농민들 가슴만 멍들게 하는데 농촌을 떠났던 청년들이 농촌으로 다시 돌아오게하는깜짝정책은 없는 것일까?
〈사회2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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