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중.후기 우리나라 전통가옥 구조 한눈에…"경주 양동마을(중요민속자료 제189호)은 선조들의 체취와 삶이 고스란히 간직돼 있는 곳이다. 마을 뒤편 안강들의 생산력을 바탕으로 형성된 부촌의 영광이 5백년 묵은 기와집으로 오늘까지 이어지고 있다.
경주에서 경주~포항간 산업도로를 16km쯤 달려가면 안강평야 끝자락에 1백50여 대.소 고가와 초가집이 펼쳐진 부채처럼 소담스럽게 자리하고 있다.
이곳은 조선 중.후기에 걸치는 다양하고도 특색있는 우리나라의 전통가옥 구조를 한눈에 볼 수있는 고건축 전시장이라 해도 지나치지 않다.
경주시 강동면 설창산 기슭에 터를 잡은 양동마을은 1467년 이시애의 난때 공을 세운 배민공 손소와 사위인 유학자 회재 이언적의 후손들로 형성된 마을.
이곳은 민가로는 드물게 보물로 지정된 곳이 3곳이나 되며 중요민속자료 12곳, 향토문화재 11곳등 문화재급 전통가옥이 즐비하다.
마을은 설창산(雪倉山)을 주봉으로 하여 분통골, 안골, 장태골 등 네갈래로 뻗은 구릉에 골따라자리를 잡아 명문대가의 대저택도 위압감을 느끼기보다는 몇번 들른 듯한 정겨움으로 다가온다.전통적인 마을가옥구조가 대부분 배산임수의 남향집인데 비해 이곳은 말 물(沕)자처럼 뻗어내린네줄기의 산등성이에 터를 닦은 특이한 배치를 보여주고 있다.
마을 뒤편으로 대(竹)밭이 감싸고 경사지면 경사진대로 자연스럽게 지형을 이용한 지혜가 엿보이는 것이다.
야트막한 뒷동산을 닮아 거북처럼 누운 초가, 하늘을 향해 날렵하게 처마가 들린 기와집들이 토담사이로 보이고 집사이로 골목길이 구불구불 정답게 이어진다.
월성손씨 종택은 위세높은 대종갓집답게 마을 뒤편 구릉정상부의 전망좋은 곳에 위치, 마을을 굽어본다.
안채에 발을 들여놓는 순간 마루 시렁위에 쭉 줄지어 놓여있는 수십개의 상들이 눈길을 끈다. 찾아오는 객을 위해 마련되었을 많은 상들이 지난날 세도가의 권세와 영화를 말없이 반증하는 듯하다.
일(一)자형의 대문채안에 ㅁ자형의 안채가 있고 사랑채 후원 뒤쪽에는 신문(神門)과 사당(祠堂)이배치돼 있다. 규모와 격식을 갖춘 종가의 대가옥으로 사랑대청에서 바라보는 후원의 경치가 일품이다. 당호는 서백당(書百堂)이며 과거에는 이 가옥 주위에 외거하인들이 거처하던 가람집이 있었다 한다.
후원 한 모퉁이에는 이 집을 지을때 함께 심었다는 수령 5백년이 넘은 향나무가 한껏 위엄을 부리며 기품있게 서 있다
대문을 열며 집을 나오면 잘 다듬어진 향나무 가지가 대문짝을 누른다. 대문짝에다 나무가 닿도록 자연스럽게 배치할 줄 아는 선조들의 멋스러움에 취하게 된다.
월성손씨 종택에서 등성이를 따라 동네입구쪽으로 나오면 이언적선생이 태어났다는 무첨당이 보인다. 둥근기둥과 네모기둥을 섞어 방과 마루를 배치했고 지붕이 하늘을 날듯 날렵하면서도 부드럽고 소박해 세련된 솜씨를 보여준다.
별당은 사랑채의 연장건물로 이곳에서 접객이나 독서 등으로 쓰여져 30여년전만해도 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고 한다.
수졸당(守拙堂)은 회재 이언적 선생의 손자인 이의잠이 1616년에 건립, 그의 호를 따 수졸당이라부르고 있다. 구조는 ㄱ자형의 안채와 일(一)자형의 사랑채, 아래채, 대문간채 등이 근접하여 배치되어 튼 ㅁ자형을 이루고 있다.
대문간채를 사랑채와 분리해서 사랑채보다 지붕의 높이를 약간 낮춰 격식(格式)의 차를 고려했다.이곳은 동마을에서 사당(祠堂)을 지닌 4종가중의 하나다.
또다른 골에 위치한 근암고택(이동기가옥)의 전체배치는 일반적인 ㅁ자형 혹은 튼 ㅁ자형에 따르지않고 주거공간 기능에따라 안채, 사랑채, 대문간채를 분산배치한 별격(別格)의 특색있는 변화를보여준다. 각 건물에 두리기둥을 전혀 쓰지않고 있는 점 등은 소박하고 검소한 주거관을 엿보게한다.
이밖에도 사랑채 대청앞에 2칸의 8짝문을 셋기둥없이 달아 4짝씩 들어올리게 한 특이한 구조의대성헌도 눈길을 끈다.
고가 사이로 향나무, 과실수 등 수목이 빽빽이 들어서 있고 낮은 토담사이로 실생활의 모습을 동네가까이서 접할 수 있어 사람나는 냄새가 생생하게 묻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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