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미시들이여 다이어트를 하지말자

초나라의 장왕(王)은 유난히 허리가 가는 여인을 좋아했다. 그러자 궁궐안에서 왕의 관심을 끌어 보려고 안달이 나있던 궁녀들 사이에 날씬한 몸매를 만들려는 다이어트 경쟁이 벌어져 급기야 는 굶어죽는 궁녀가 속출했다.

기원전 600년 무렵의 얘기니까 근 2천6백년전의 여인들에게도 날씬한 몸매에 대한 갈망은 목숨을 걸 정도로 강렬했던 모양이다.

날씬해지려는 동경은 서양여성들도 장왕의 궁녀들과 다를바 없었다. 1800년대 유럽 귀족 부인들 사이에 퍼져나가기 시작한 코르셋의 유행은 꽤 오랫동안 유럽 여성들에게 아름다움보다는 고통과 신체적 폐해를 안겨주었다.

당시 귀부인들의 평균 허리 사이즈는 13인치 안팎으로 알려져 있다. 그같은 이해하기 힘든 개미 허리 치수의 근원은 중세시대 한 프랑스 여왕이 모든 귀족 부인들은 허리사이즈를 10~13인치로 유지하라 는 기상천외의 칙령을 내린데서 기인된다고 한다. 메디치 가문의 어느 공작 부인은 오 래 사용하면 조금씩 늘어나기 쉬운 가죽대신 쇠로 만든 철재 코르셋을 끼워 입음으로서 여왕이 허용한 13인치를 겨우 맞춰냈다.

일반 대중 여성들 역시 가죽제품의 경우 늘어나지 않도록 두께가 근 반인치나 되는 두꺼운 가죽 으로 만들어 끼워 입었다. 그결과 등과 위장의 근육을 위축시켜 나중에는 코르셋을 벗으면 똑바 로 앉아 있을수도 없고 심지어 침대에 누울때도 코르셋을 끼워 입어야만 허리를 바로 유지할수 있는 형편이 되었다.

가슴은 코르셋에 떠밀려 위로위로 치밀어 올라 바로 턱밑에 붙는 지경이 됐고 젖꼭지가 모양이 뒤틀리게 변형돼 아기에게 젖을 먹일수 없는 경우가 생겨났다. 빅토리아 시대 검시관들은 죽은 여성들의 간이 코르셋에 눌려 손상됐다는 보고서를 낸 기록도 있다. 위와 간 모든 장기들이 제자 리를 벗어나 갖가지 질병을 일으키고 심한경우 자궁에도 손상을 준다는 의학서적이 출판 됐을 만 큼 코르셋의 해악이 유럽여성들의 건강을 좀먹어 갔지만 그러한 갖가지 분명한 증거들에도 불구 하고 여성들은 계속 코르셋을 입은채 허리를 졸라맸다.

장왕의 궁녀들이 왕의 총애를 위해서는 아사(餓死)도 마다 않았듯이 유럽의 여성들이 날씬한 허 리를 위해서는 아이가 젖꼭지를 못물어 굶더라도 괜찮다는 독한 마음을 먹고 있었다는 사실은 불 과 1백 40여년전에 열린 런던박람회장에 코르셋 전시코너가 가장 인기를 끌었다는데서도 짐작할 수 있다.

한가지 눈여겨 봐야할 점은 빼빼마른 여성을 위한 리버스 트랙터 표(標)건강 코르셋 이란 상품 으로 요즘 거의 모든 여성 잡지, 신문, 주간지에 홍수처럼 쏟아 내 놓고 있는 갖가지 여성 다이어 트용 기구 , 약품등에 곧잘 갖다 붙여지는 건강 이라는 말이 중세시절 코르셋에도 선전 됐다는 점이다.

건강 이니 무슨무슨 형(型)이란 광고문안이 갖다 붙여지는건 예나 지금이나 무슨짓을 하더라도 날씬해지고 보자는 여성의 공통된 욕망과 약점을 틀어쥐는 광고기법이겠지만 그런 부작용과 신체 적 해악에도 불구하고 코르셋으로부터 해방되지 못한 가장 큰 이유는 여성들이 날씬한 허리가 남 성들에게 성적매력을 준다고 믿고 있었다는데 있다.

과연 날씬한 허리만이 남성들에게 여성의 매력을 느끼게 하는 것일까. 초나라의 장왕은 날씬한 허리를 좋아 했지만 당나라 현종은 허리가 두툼하고 복스런 체격의 양귀비에게 더 푹빠졌었다. 제눈에 안경이란 얘기다.

그렇게 보면 요즘 부작용 논란과 함께 범람하고 있는 다이어트 용품과 갖가지 식.의약품의 남용 풍조가 과연 우리여성들의 진정한 아름다움과 건강한모성, 또 미래세대의 건강을 위해 바람직한 것인가를 한번쯤 생각해 볼때가 된것 같다.

남자의 사랑과 의리는 여자의 허리둘레와 항상 반비례하지는 않는다. 세상을 한번 돌아보라. 미모 의 탈렌트 차를 함께 타고가다 사고가 나니까 여자 혼자 내버려두고 남자만 날름 달아나 버리는 세상, 마누라란 배갯머리 송사까지 하는 사이라는데 돈먹는걸 난 몰랐다 며 부인만 감방에 보내 는 남자가 장관, 국회의원 해먹는 세상이다. 일부겠지만 그게 요즘 남자들이다. 그런 잘난 남자들 눈 즐거우라고 비싼 돈들여 땀빼고 힘빼가며 코르셋하고 다이어트 하는 어리석음을 수백년 계속 반복해야 하나.

허리만 날씬한 미시 보다는 고스톱.계모임시간 다이어트하고 쇼핑바구니 다이어트.환경쓰레기 다 이어트에 충실하는 속찬 미시가 더욱 아름답다. 제대로된 남자는 그런 미시 를 더 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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