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대로 살던 고향땅을 등지고 떠나는 마음은 어떠했을까. 허기진 배를 참지 못해 떠나는 마음은어떠했을까. 정치적 탄압을 피해 망명길을 떠나는 마음은 어떠했을까.
그렇게, 눈물 참으며 떠난 우리 할아버지들은 우리들은, 중국 지주의 모멸 속에서, 허허로운 만주벌판에서 거친 땅을 일구며 살아왔다. 이 속에서도 조국 광복을 위해 피흘리며 살아왔고, 우리 이름과 우리 글을 지키며 살아왔고, 우리 옷을 입고 살아왔다. 우뚝 솟은 백두의 기상과 출렁이는천지의 푸름을 가슴에 담고 살아왔다. 누구보다 겨레다운 모습으로 살아왔다.
그런데, 당신들은 왜 우리를 버리는가. 당신들은 왜 우리를 값싼 노동력으로만 보는가. 자본주의사회는 민족보다 돈을 더 중시하는가. 당신들은 왜 우리를 조선족(朝鮮族)이라 하는가. 당신들은스스로를 조선족이라 하지 않으면서, 당신들은 왜 이민족(異民族)이 우리를 부르듯 하는가.미국의 교포는 한인(韓人)이라 하면서, 왜 우리에겐 조선족 조선족 하는가. 미국 교포는 이중 국적을 인정하면서 우리는 왜, 왜 불법 체류자로 잡아가고 추방하는가. 미국 교포는 시의원이 되었다고, 연방 의원이 되었다고 보도하면서, 버젓이 자치주까지 갖고 있는 우리의 떳떳한 모습은 왜알리지 않는가.
필립 재슨이라 이름 바꾸고 미국 여자와 산 서재필을 몇달간 연재 할줄을, 이완용이 회장인 독립협회에서 서재필이 주간한 독립 신문 창간일을 신문의 날로 정하고 좋아 할줄을, 서재필의 달을정해 놓고 기념사업 벌일줄을, 홍범도와 김좌진의 후예인 우리는 몰랐었구나. 봉오동에서, 청산리에서, 만주에서 우리는 몰랐었구나.
그리운 조국이, 그리운 핏줄이 나만의 짝사랑이었구나. 남루한 내 몰골이 이제야 부끄러움인줄 알겠구나. 기회주의자로 살지못한 어리석은 조선족임을 깨우쳐 주는 당신들 앞에서, 우리의 참았던눈물은, 이 가을 은행잎 만큼이나 선명히 떨어지는구나.
〈고미술연구소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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