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북한에 외화바람

"부족한 물품구입위해 외화상점찾는 주민 크게 늘어"

북한에 외화바람이 불고 있다.미.일 제국주의의 상징으로 규탄되던 달러와 엔화는 요즘 북한의 만병통치약 으로 통할 정도. 이것만 있으면 해결 안되는 문제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귀순자들의 증언에 따르면 북한 주민들의 외화 선호 추세는 최근 경제난이 심각해지면서 더욱 고개를 들고 있다. 국가의 생필품 공급이 줄어들자 부족한 물품을 구입하기 위해 외화상점을 찾는주민들이 부쩍 늘고 있는 것.

원래 북한에는 외국인 전용 외화상점만 있었으나 지난 75년부터 외화난 타개를 위해 평양과 지방주요 도시에 외화상점이 개설돼 일반주민들의 이용도 허용되고 있다.

현재 외화상점은 호텔내를 제외하면 약 30여개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최대규모는 노동당39호실 산하 대성총국이 운영하는 락원백화점 경흥상점 평양상점 등.

처음에 외제만 판매하던 외화상점들은 80년대말부터 김정일의 지시로 의류 신발 술 등 북한 상품도 함께 팔고 있다. 최근에는 한국의류들이 중국제품 또는 북한 은하무역회사(경공업위원회가 운영하는 의류합영회사)의 제품으로 둔갑해 매점의 한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외화상점에서 사용되는 외화와 바꾼 돈표 는 1달러에 약 2원16전, 1엔에 0. 018원으로 교환되고있다. 그러나 외화의 값어치가 올라가면서 암거래가 성행해 외화와 바꾼 돈표 1원은 북한 돈으로 85년 약 20원, 89년 30원, 95년 50원 수준까지 올랐다. 결국 미화 1달러( 외화와 바꾼 돈표 2원16전)는 북한 노동자 평균 월급(90~1백원)과 맞먹는 가치를 지닌다.

북한 간부들은 외화와 바꾼 돈표 를 손쉽게 구하기 위해 권력을 이용, 자녀들을 김일성종합대학외문학부 국제관계학 외국어대학 등에 입학시키거나 외화를 벌수 있는 기관으로 보내고 있다. 지난 93년말 북한 당국의 조사에 따르면 간부 자녀의 95%% 이상이 대외기관에서 일하고 있으며 이중 90%%는 외교부문이 아닌 무역기관, 외화벌이 기관에서 일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김정일은 이같은 외화 선호로 인해 주민들이 자본주의 사상에 물들지 않도록 사상교육을 강화하는 한편 보위부 안전부 등 공안기관을 동원, 외화 관련 비리를 막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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