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21C경제·번영파트너 재확인

말레이시아를 방문중인 김영삼(金泳三)대통령과 마하티르총리의 한-말레이시아 단독및 확대정상회담은 27일 오후4시(한국시간)부터 말레이시아총리실에서 1시간30분동안 진행, 메콩강유역 개발협력및 범아시아 철도망건설등 양국간 현안과 한반도등 동남아지역 정세에 관해 폭넓게 논의했다.

이날 양국정상은 김대통령의 말레이시아 국빈방문을 계기로 실질협력관계가 가일층 증진될 것으로 기대하면서 교역·투자를 비롯한 전반적인 협력을 강화해 나가기로 합의했다. 또 양국경제의성장잠재력을 최대한 활용하여 동반자적 관계를 더욱 발전시키는 한편 다가오는 21세기 아·태시대에 양국이 지역협력에서의 중심적 역할과 국제무대에서의 적극적인 기여라는 비전을 가지고 긴밀히 협조해 나가기로 의견을 같이했다.

말레이시아는 마하티르총리의 '동방정책(Look East Policy)'을 통해 우리나라와 그동안 긴밀한 우호관계를 구축해 왔으며 앞으로 메콩강유역 개발사업과 기술집약 산업분야에서 우리와 많은 협력이 기대되는 나라다. 특히 마하티르총리는 동아시아경제회의(EAEC)를 주창하면서 동아시아만의경제블록을 형성할 것을 추진하는가 하면 APEC에서도 선진국의 일방통행 성향을 지적하면서 가장 독자적인 목소리를 내고 있다.

메콩강유역 개발및 범아시아 철도망건설 타당성 조사 실무그룹의 의장직을 수임하는등 대단한 적극성을 보이고 있는 말레이시아와의 협력관계 구축은 동남아시장 진출에 중요한 교두보가 된다는점에서 현안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와의 교역량은 95년현재 55억달러. 해마다 빠른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으며 우리가 계속 적자를 기록하다 지난해 처음 흑자로 반전됐다. 또 말레이시아는 우리의 제2위 해외건설수주국으로올해 10월까지 누계가 1백40건(65억달러)에 이르고 있다. 말레이시아는 이른바 '비전 2020'의 기치를 내걸고 선진국 진입을 꿈꾸면서 이 계획의 일환으로 SOC개발프로젝트에 96년부터 4년간 1백60억달러, 2010년까지 3백36억달러를 투자할 예정이다.

우리측은 김대통령의 정상회담을 계기로 말레이시아 푸트라자야 신도시개발, 바쿤댐건설등 주요사회기초자본 건설에 우리기업의 참여를 요청, 말레이시아측의 협조를 확보했다. 말레이시아 정부는 최근 한국건설업체에 대해 불리한 조치를 취하기도 했으나 김대통령의 방문을 앞두고 대부분해제한 것으로 알려져 이번 한-말레이시아 정상회담이후 우리 건설업체의 진출은 더욱 활기를 띨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대 말레이시아 투자는 우리기업들이 기술이전을 기피하고 있다는 인식때문에 여건이 악화되면서 90년대 들어 지속적으로 감소, 지난해 1억1천4백만달러에서 올해는 3천8백만달러 수준(9월까지 집계)으로 떨어진 실정이다.

김대통령은 이날 회담에서 최근 우리의 대 말레이시아 투자가 반도체 전자 자동차등 첨단산업 분야에서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음을 언급, 말레이시아 진출 우리기업들의 애로사항 해소를 위한 마하티르총리의 관심을 당부했다. 말레이시아측은 자동차등 첨단산업분야의 한국기업 투자확대를희망했다.

이밖에 김대통령은 그동안 양국이 방산분야에서 호혜적인 협조관계를 유지해온 점을 들면서 앞으로도 이 분야에서 우리기업의 지속적 참여에 대한 말레이시아정부의 협조를 요청했다.〈콸라룸푸르·吳起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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