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매일춘추-예술가의 고민

예술! 단어 그 자체만 해도 낭만적이고 아름답다. 이것이 없는 세상은 과연 어떤 빛깔일까? 그러나 그것을 나의 것으로 하는데는 많은 생각이 뒤따른다. 과연 언제쯤 만족하는 수준에 도달할 수있을까? 끝이 보이질 않는 영원 속의 극히 일부인 지금의 우리는 각자 어디쯤 위치해 있는 것일까? 걸어서는 얼마나, 뛰어서는 얼마나 걸릴까? 그리고 아래로는 도대체 얼마나 깊어져야 하나?대예술가의 머리 속은 도대체 어떻게 생겼기에 그런 위대한 작품과 연주를 남기는 것일까? 심장박동수가 비정상이 되고 덩달아 연주복 바지 끝도 달달거려 애처로운 무대 위의 긴박감도 생각해본다.

어찌 보면 악마의 길인 것 같고 어찌 보면 악마를 훨씬 능가하는 찬란한 천사의 길인 것 같기도하고, 또 어찌 보면 극과 극인 그 둘이 마치 야한 하나의 몸뚱이인 것처럼 느껴지기도 하는 바로그 길 위의 흩어져 있는 수많은 존재… 우리예술인 모두들… 훗날 언제쯤 나름 나름대로의 자리매김이 있겠지만 그 멀고 깊음의 상당한 부분까지는 우리모두의 공통분모인 예술에 대한 끊임없는 노력과 인내로 익어 성숙한 열매가 아닐까 생각되어진다.

인간의 여러 종류 장기가 어디에 위치하여 있다는 것은 눈으로의 구체적인 확인이 가능하지만 아무리 해부를 해도 예술성이란 존재는 불행하게도 확인 할 길이 없다. 인간에게 감동을 주는 매우중요한 그 실체는 눈에 보이고 만져지는 것이 아니라 마음의 눈으로만 느껴지는 것이 분명한가보다. 보이질 않는 예술성이란 그것-큰 것이든 작은 것이든-을 소유한 행운의 그 예술가는 한없는위로의, 보다 심오한 천상의 높이에도 도달할 수 있겠지.

〈대구시향악장·바이올리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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