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있는 것만으로도 당신은 세상의 주인공입니다. 용기를 내십시오" 태어나면서 온몸의 뼈가 부러지는 희귀병에 걸려 지금도 혼자서 휠체어조차 탈 수 없는 중증장애인 오아볼로씨(45).
그가 절망을 딛고 일어나 마음고생을 하는 사람들에게 희망의 씨앗을 편지에 담아 보내는 눈물겨운 이야기가 책으로 나왔다.
'꽃되어 열매되어 피어나리'(한솔미디어 펴냄)는 집안식구들을 비롯해 모두가 그를 버렸지만 사랑의 힘으로 1m밖에 안되는 작은 키를 곧추세우며 일어서기까지의 인생역정이 눈물없이는 읽을 수없는 감동으로 가득차있다.
그는 하루에 1백여통의 편지를 쓴다. 수취인은 삶을 비관하는 장애인, 세상과 담쌓고 독기품은 재소자, 방황하는 청소년, 얼굴은 모르지만 힘들고 고단한 사람들이다. 지난 15년간 무려 30여만통을 보냈다. 오씨의 컴퓨터옆에는 재소자번호가 적힌 편지, 글씨가 삐뚠 장애인의 글 등 답장이 수북히 쌓여있다.
오씨가 편지를 쓰기 시작한 것은 30세때부터. 교통사고로 하반신불구가 된 사람으로부터 "당신은목발로 움직일 수 있으니 얼마나 행복한가. 남을 위해 살아보라"는 편지를 받고부터다.골방에서 죽기만을 기다리고 세상을 원망하던 오씨가 이 장애인의 편지에 세상을 향한 눈물이 열린마음으로 바뀌었고 이름도 성서에서 착한 일을 하는 '아볼로'로 바꿨다.
편지를 보내자니 우표값도 만만치 않아 오씨는 기독교방송에 우표후원자를 찾는다는 사연을 띄웠다. 학생시절부터 우표를 보내주던 윤선자씨(31)가 8년전 그와 결혼, 큰 힘이 되어주고 있다.오씨의 어린시절은 한 번 뼈가 부러지면 몇 달 동안 식물인간이 되어야했고 손님이 오면 다락방에 숨겨졌으며 집안 식구들조차 차라리 죽으라며 엎어 놓기도 했다. 이런 고통의 날들이 18세까지 계속됐다.
어깨너머로 읽기와 쓰기를 배우고 폐품을 주워 판 돈으로 21세때부터 10여년간 원고지 쓰는 법을배워가면서 소설가의 꿈도 키워봤다. 신춘문예에도 꼬박꼬박 글을 보냈다. 그러나 막다른 삶의 길목에서 처참히 부서지기 일쑤였다.
사랑의 희망새 오아볼로. 그는 작지만 위대하다. 그의 행복은 편지를 부칠 수 있는 우표가 있으면족하고, 자신의 편지에 대한 감사의 답장이 오는 것이 전부지만 자신보다 더 불행한 이들의 막막한 인생항해에 작은 등불이다. 〈李春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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