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이회창고문 지구당대회서 對野포문-'더러운 政爭'2차 공방전

여권내 유력 대선주자인 신한국당의 이회창고문이 드디어 독기를 품었다.

'더러운 정쟁'발언으로 정가의 파문을 일으킨 뒤 이에 야당과 당내일부에서 조차 공격을 하고 나서자 제2탄을 터뜨리면서 대대적인 반격에 나섰다.

그자신은 '더러운 정쟁'발언이 야당을 조준했음을 분명히 내세웠으나 속을 들여다 보면 국민회의는 물론 당내 민주계등 정치권내 반이회창전선 그룹을 모두 겨냥한 것으로 보여 그 파장은 간단치 않을 전망이다.

이고문은 29일 서울송파병지구당개편대회에 참석해 작심한 듯 미리 만든 원고를 힘주어 읽어 내려갔다. 그는 "내가 말한 더러운 정쟁은 모략중상을 일삼는 정치를 가리킨 것이고 이를 두고 과거의 모든 정치 행위와 결부시켜 특히 민주화운동세력과 이간질 시키려는 것 자체가 과거의 낡은정치"라는 해명으로 시작했다.

그는"우선 야당이 나에 대해 5·6공치하에서 대법관으로 참여해 출세가도를 달렸다고 주장했는데나는 이 시기에 대법관으로 일한것을 지금도 떳떳하게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국민회의와 당내 민주계로부터 늘 공격을 받았던 "민주화투쟁시기에 당신을 무엇을 했느냐"는 비판을 의식, "나는 어려운 시기에 법관으로서 항상 양심과 정의의 편에 서고자 했으며 국민의 인권과 자유를 지키고자 노력했다"고 강변한뒤 "정치분야에서 민주화투사들이 온갖 고생을 하며 민주화투쟁을 할때 나는 판사실에 있었고 내게는 같이 투쟁을 하는 동지도 없었고 그 투쟁을뒷받침 해주는 정당도 없었으며 그 투쟁을 칭송하는 민중의 갈채도 없었다"고 열변을 토했다.그는 또 "법관시절 민주화투쟁을 하는 사람들에 대한 영장을 기각했고 대통령의 독단적인 통치행위는 사법심사의 대상이 되어야 함을 역설했으며 여당총재인 대통령의 선거개입을 준엄하게 경고했다"며 "그것은 실로 외로운 싸움이었다"고 역설했다.

이고문은 "또 법관뿐만 아니라 언론과 여당안에 있던 양심적이고 합리적인 정치인들도 민주화의역사인식을 갖고 동참했으며 이러한 모든 사람들의 뜻이 모아져 김영삼대통령의 문민정부가 탄생한 것"이라면서 현정부를 치켜 세워 표적이 야당임을 재차 강조했다.

그는 끝으로 화합의 정치,깨끗하고 품위있는 정치라는 지론을 확인한뒤 야당의 두김총재에게 상호 인신공격과 비방중지를 제의하고 "양총재는 뚜렷한 족적을 남긴 분인만큼 나의 제안에 호응하리라고 기대한다"면서 "큰 정치는 정당끼리 서로 배척하지 않고 서로 헐뜯지 않고 서로의 장점만을 자랑하는것"이라며 점잖게 나무라기도 했다.

한편 이날 이고문의 발언에 대해 야당도 가만 있지 않았다. 국민회의의 정동영대변인은"자신의발언으로 당내부로부터 비난에 직면하자 화살을 야당으로 돌리는 노련한 정치전술을 구사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자민련의 이규양부대변인도 "자기의 정치비판은 충고고 남이 하는 정치비판은 더러운 정쟁이라고폄하하는 그야말로 유아독존적 사고"라고 맹비난했다.

특이하게 민주당의 이부영의원은 개인논평을 발표"이고문의 발언은 국민들 정서를 그대로 반영했다"면서 "여야가 대권을 위해 한 개인을 흠집내고 음해하는 정치행태야 말로 더러운 정쟁의 실상을 생생하게 보여주는 것"이라며 이고문을 비호했다.

한편 정가에서는 이고문측이 여야 대선전초전을 '양김과 이회창'구도로 몰고가려는 의도가 있는것으로 판단하고 있지만 자칫 당내외의 조기집중견제로 타격을 받을 것이란 관측도 있다. 물론여기서 이고문이 승리하면 그의 입지는 더욱탄탄해지는 것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李憲泰기자〉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