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밤 북부경찰서 형사계. 자동차 부품업체 (주)아시코 직원 4명이 고개를 떨구고 있었다.이들의 죄목은 특수절도. 이날 오후8시쯤 북구 침산1동 '안성정밀'자물쇠를 뜯고 들어가 프레스금형을 훔치려 한 혐의였다.
한때 견실한 업체로 꼽히던 (주)아시코는 지난9월30일 부도가 났다. 사장은 달아났고 회사는 공중분해 위기에 처했다. 그런데도 주문이 계속 들어오자 종업원40여명은 회사를 살려보기로 뜻을모았다. 빚 일부를 갚고 공장을 가동하자 회사형편은 조금씩이나마 나아지는듯 했다.그러나 직원들의 노력은 11월 들어 생각지도 못한 벽에 부닥쳤다. 하청업체 가운데 하나인 안성정밀이 부품공급을 중단해 버린 것. 밀린 물품대금이 1억2천만원이나 된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직원들은 안성정밀측에 대여해 준 4천만원 상당의 부품 제조용 금형 50여개 반환을 요구했다. 그게 있어야 다른데 맡겨 부품을 만들 수 있을 터. 그러나 물품값을 못받고 있는데 돌려줄리 만무한 일.
답답해진 직원들은 마침내 범죄를 '모의'했다. "죄가 되는 줄은 알았지만 부품이 있어야 공장을돌리고, 부품을 만들려면 금형이 필요해 우선 훔치고 보자는 생각이었습니다" 그러나 이같은 사정을 눈치챈 안성정밀측이 야간순찰을 강화하는 바람에 이들은 자물쇠를 뜯고 들어가자마자 들키고 말았다."업주야 도망가면 그뿐이지만 졸지에 직장을 잃게된 근로자들이 얼마나 답답했으면 도둑질을 생각했겠습니까" 사건을 맡은 북부서 배병제형사는'불경기가 낳은 범죄'라며 내내 안타까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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