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 중구 시장북로, 남산4동, 삼덕1, 2가동 등엔 가로등도 없는 골목길이 간혹 나타난다.이 골목길을 수십m 들어가면 낡은 간판이 희미하게 입구를 밝히는 여관들이 적잖다. 밤 12시가 넘어서면 이곳엔 10대 손님들로 제법 부산하다. 대부분 남녀가 섞여있는 이들은 마치 제집을찾아가듯 자연스레 여관으로 들어간다. 중구 곳곳에 위치한 오래된 여인숙, 여관 등은 청소년탈선의 온상이 되고 있다.
지난 25일 발생한 10대 살인사건 현장도 중구 종로1가 ㅂ여관이었다. 사건 전날 처음 만난 신모군(18)과 서모양(18)은 새벽 4시까지 술을 마시며 시내를 배회하다가 평소 신군이 묵고있던 여관으로 들어갔다. 이들은 함께 잠을 잤고 그뒤 말다툼 끝에 신군은 서양을 목졸라 숨지게 했다.신군은 고향에서 올라와 호프집 종업원으로 일하며 지난 5월부터 월 10만원씩 주고 장기투숙하던 중이었다.
지난 16일엔 중구 남산4동 ㄱ여관에 투숙해 있던 윤모군(14) 일행 3명을 ㅈ공고 2년 이모군(16), 전모군(16)이 찾아가 자신의 여자친구와 함께 잠을 잤다는 이유로 몽둥이로 구타한 일이벌어졌다.
10대 청소년이 중구지역 여관을 찾는 이유는 월세가 싸기 때문. 한달 10만~15만원이면지낼 수 있다. 이들 가출 10대는 대부분 호프집, 노래방, 커피숍, 유흥주점 등에서 일하며 2~3명이 한 여관에서 달세로 산다.
이밖에 동대구역, 고속버스 터미널 주변과 남구 봉덕동 일대 등도 가출 청소년등이 주로 모여사는 곳이다. 동대구역 주변의 경우, 욕실이 딸린 침대방은 한달 30만원을 주어야 한다.이처럼 상당수 여관들이 10대 청소년의 혼숙을 방치하고 있지만 단속의 손길은 미치지 않고있다. 올들어 중구 지역에서 미성년자 혼숙으로 영업정지 처분을 받은 곳은 모두 11군데. 경찰이단속한 뒤 구청이 행정처분을 내린 것이다. 그러나 2개월짜리 영업정지가 이들 여관의 불법영업을 막지는 못한다.
중구 모여관 주인 김모씨(45)는 "출입할 때마다 일일이 주민등록증을 확인할수 없어 그냥 내버려 둔다"며 "최근 자취방 등으로 많이 빠져나갔지만 여전히 많은 청소년들이 여관을 찾는다"고말했다.
〈金秀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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