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위기 섬유업계 "대기업 횡포"

최근 지역섬유업계의 연쇄도산 위기 속에 대기업과 원사메이커들이 대금 회수를 위해, 중소업체들로부터 받은 담보용 백지어음(견질어음)을 유통시켜 자금난에 허덕이는 중소업체를 도산의 위기로 내몰고 있어 중소업계의 원성이 높다.

특히 원사메이커들은 최근 제직업체의 연쇄부도사태 이후 거래관계에 있는 제직업체들 중 회생가능성이 없다고 판단되는 업체들에 대해서는 원사공급을 중단하고 즉각 대금회수에 나서고 있어자금난을 겪고 있는 중소업체들이 전전긍긍하고 있다.

2일 부도난 금성염직의 경우 원단을 공급한 (주)갑을방적(대표 박창호)이 지난달 30일 금성염직으로부터 받은 담보용 백지어음에 3억6천여만원을 기재한 뒤 유통시키는 바람에 부도를 당했다.당초 금성염직은 갑을방적과 11월30일까지 1억6천만원을 갚고 12월10일까지 2억원을 결제해 주기로 서로 약속했으나 최근 금성염직이 11월30일까지 우선 8천만원을 입금시키고 나머지는 당분간연장해 줄 것을 요청하자 갑을방적은 30일 백지어음에 3억6천만원을 모두 기재해 돌렸다는 것.갑을측은 이와관련 "1년동안 대금을 받지 못했으며 최근에는 금성염직의 부도설이 나돌아 공문을보내는 등 어음을 유통하기까지 절차를 밟아 문제는 없었고 1차부도후엔 대신 대금결제를 해주는등 할만큼 했다"고 해명했다.

지난달엔 지역제직업체인  ㅎ섬유도 원사메이커인 ㅎ사가 보관중인 담보용 어음을 유통시켰다가뒤늦게 되막아주었으나 이 바람에 ㅎ사는 부도설에 휩싸여 현재까지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있다.대구지방에서는 이보다 앞서 지난 6월 원사메이커인 대하합섬이 거래업체인 삼풍직물의 담보용어음을 돌려 삼풍직물로부터 민사소송이 제기돼 현재 법정시비를 빚고있다.

지역섬유업계 관계자들은 "중소업체들이 잇따라 도산하는 등 지역섬유업계가 연쇄부도로 중병을앓고 있는데도 대기업과 원사메이커들이 이같은 어려움을 외면하고 제살기에만 급급한 것 같다"고 비난했다.

한편 중소제직업체들은 3일 오전 열린 대구경북견직물조합 이사회에서 대기업과 원사메이커의 무분별한 담보용어음 유통을 비난하고, 조만간 조합차원에서 원사메이커의 모임인 한국화섬협회를방문, 담보용어음 유통 자제를 요청키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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