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건강상식 바로잡기

초보엄마들은 아기의 능력을 과소평가하는 경우가 많다. 갓난 아기는 당연히 보지도, 듣지도 못하는 것으로 생각하는 이도 상당수에 달한다.

아기들은 나자마자 물체를 보며 단순한 물체보다는 사람의 얼굴을, 남자보다는 여자 얼굴을 더오래 본다. 생후 하루 된 아기를 검사자와 어머니가 좌우에서 부르면 아기는 대부분 어머니쪽을바라본다.

심장뛰는 소리를 녹음해 들려준 결과 갓난아기들이 덜 울고 잠을 잔다는 사실을 조사한 사람도있다. 본능적으로 엄마를 찾고 자궁속에서 들었던 어머니의 심장소리를 기억할 수 있는 것이다.그런데 아기능력을 과소평가해서인지 대부분 부모들이 성장기 능력개발을 위해서 놀랄만큼 정성을 쏟는 것을 본다. 아기와 함께 하는 체조, 능력개발 장난감, 음악 등 수많은 정보가 서점에가득 쌓여있다.

하루는 아는 이가 아기와 함께 놀러 왔는데 검고 흰색의 장난감을 들고 왔다. '이상한 장난감'이라고 생각하는데 그 사람은 장난감이 ○○박사의 이론에 따라 만든 것이며 더 크면 뒤집어 색을 바꿔 준다고 설명했다. ○○박사는 미국의 세계적인 발달학 권위자이므로 입을 다물 수밖에없었다. 하지만 얼마후 박사를 직접 만날 기회가 있어 장난감에 대해 물으니 자신은 그러한 장난감을 권한 일이 없다는 것이었다.

속이 불편하지 않은 사람은 소화제가 필요없듯 하루종일 장난치고 뛰어노느라 땀범벅이 되는 아이들에겐 꼭 시켜야할 운동도, 먹여야 할 약도 없다. 더구나 장난감이나 운동으로 자극해야 개발되는 능력도 없다.

신생아는 본능적으로 순서에 맞게(책대로가 아닌 자신의 순서에 따라) 발달할 능력을 갖고 태어난다. 따뜻하고 부드러운 환경은 아이를 만족시키고 변함없이 자신을 인정해주는 환경은 자신감을 준다. 자신감이 있을 때 스스로의 능력개발이 시작되는 것이다. 신생아에게 가장 좋은 조기교육이자 지능개발 프로그램은 어머니의 표정과 대화, 촉감이다.

육아란 무척 힘든 일이다. 아기가 자지 않고 칭얼거릴 때, 이유없이 보챌 때, 잘 먹지 않거나늦될 때 어머니가 마음을 안정시키고 한번 더 표정과 목소리를 부드럽게 하는 것, 이것이 아기능력개발의 기본이며 필수 프로그램이 아닌가 생각한다.

김행미(대구시의사회 건강캠페인위원, 경북의대 소아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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