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대형참사로 얼룩진 지난 95년 언론계에는 '사고공화국 사건기자는 고달프다'는 유행어가 나돌았다. 96년은 어떤가. '불황공화국 경제부기자 부도 기사 써대기에 급급하다'란 말이 우스갯소리로만 들리지 않는다.
성보, 제림, 창미 등 지역 중견 섬유업체의 부도소식이 새해 벽두부터 터져나오더니 이화염직, 원천산업, 금성염직의 도산이 연말 지역경제에 깊은 주름을 드리우고 있다. 한 경제인사는 요즘 한쪽이 집이고 다른 한쪽이 교도소인 담장 위를 아슬아슬하게 걷는 기분이라고 말한다.섬유업계 한 인사는 현재의 상황을 두바퀴로 가는 자전거에 비유했다. 공장 가동을 멈추면 쓰러질 수밖에 없으니까 밑져도 만들어 내다 팔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나마 대구염색공단 입주업체의 경우 가동률이 60~65%% 선에 머물고있다.
대구 섬유업계의 잇단 부도소식은 외국에도 전해져 해외바이어들의 대구제품 불신 및 기피 풍조로 이어지고있다. 섬유업계 대표 ㄱ씨는"멕시코와 홍콩의 바이어와 접촉해 봤는데 부도 소식을거론하며 대구제품을 못믿겠다며 거래선을 인도네시아로 바꿀 계획이라 말했다"고 전했다.주택건설업계도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무척 힘든 한해를 보내고 있다.
삼산주택이 문을 닫은데 이어 삼산주택 인수 후유증을 이기지 못한 한서주택도 경영난을 겪고 있다.
올 10월말 현재 대구지역 경우 총 2천9백세대의 아파트가 미분양됐다. 이는 지난해10월 미분양세대수(6천5백세대)에 비하면 많이 줄어든듯 보이지만 속사정은 안그렇다. 올해 지역주택업계는 신규사업을 벌이기보다 지난해 못판 미분양 아파트를 처분하기에 바빴기 때문이다. 땅을 사는데 든금융비용(이자), 경상비 지출은 계속되고있어 경영난을 가중시키고 있다.
제조업체들의 탈대구 현상에 따른 산업 공동화 및 영세화 현상은 올해도 계속됐다. 대구시 북구3공단에서만도 올들어서 25개의 업체가 이전하거나 도산했지만 새로운 공장이 들어서지 않아 부지를 놀리고 있거나 임가공 형태의 영세업체가 우후죽순처럼 들어서고 있다. 이는 대구 경제의전반적인 하청업체화와 산업구조 낙후의 원인이 되고 있다.
매년 20~30%%씩 성장해왔던 유통업체들도 올들어 매출증가세의 둔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섬유,주택 등의 경기불황에 따른 지역 총수요 감소는 시차를 두고 조만간 유통에도 영향을 미칠것으로예상된다.
실업률 상승, 명예퇴직제 실시 등도 올해 빼놓을수 없는 어두운 소식이다.
전국 경제력의 5%%밖에 안되는 대구의 올해 실업자급여 신청자수가 11월 현재 전국총계의25%%를 차지하고 있다. 또 7백56명의 근로자가 명예퇴직 바람에 직장을 떠난뒤 실업급여를 타갔다. 〈金海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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