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매일춘추-개화와 세계화

조선 말기에 개혁을 주창한 무리중에 개화당이 있었다. 그들중 대표는 김옥균이다. 그는 일본의자금과 군대를 등에 업고, 서재필등의 일본 사관학교 출신들과 정변(政變)을 일으켰지만 3일만에끝나고 말았다. 이후 일본에 도피했다가 다시 청일전쟁이후 일본군의 위세를 몰아 갑오경장으로재집권했다. 이때 개화당의 중심인물로 유길준과 이완용도 있었음은 물론이다.이들 급진 개혁주의자들은 조선의 현실을 무조건 폄시하고, 외래문화 외래사상에 맹종하던 사람들이었다. 그들은 우리가 우리다운 모습으로 사는 것을 철저히 배격했다. 그들의 막강한 개혁으로'양복 입은 신사'가 되고 '핫바지는 촌놈'이 되었다. 그들의 개화 목표는 서구화 내지는 일본화였다. 그래서 그들은 종국에는 나라까지 남의 나라가 좋았던 것이다. 개화의 반대말은 미개다. 그들의 논리에 따르면 우리의 과거는 미개한 것이고, 미개족의 왕은 추장이라 하니까 세종대왕도 세종대추장으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 그들은 우리의 전통적 가치관을 송두리째 부정했다.개화당 이후 백년이 지난 지금, 세계화의 시점에서도 우리가 우리답게 살지 못하게 하는 경우가있다. 전통적 윤리가 바탕인 '어머니 어머니 우리 어머니'로 시작하던 초등학교 첫 배움을 '나,너, 우리'로 바꿔놓고 서구식 시민상을 조장한 것이 그러하고, 학생에게 체벌을 금지해야 한다고개혁을 주창하는 교육개혁 위원회의 시안도 그러하다. 체벌을 폭력과 동일시하는 것은 서구식 사고이다. 우리의 교육현장에는 체벌인 편달이 있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교사(敎師)가 지도편달하면서 교편생활하는 것은 우리가 전통적으로 살아온 방식이다. '교편(敎鞭)'의 '교'자에도 채찍(又)은 있고 '편'자는 아예 채찍질이라는 뜻이다. 교편없이 우리다운 교육은 있을 수 없다. 우리답지않은 교육은 국적 없는 교육이다.

비단 교육 현장뿐만 아니라, 사회 전반에서 우리의 전통 문화나 사상이 가치를 인정받을때, 세계속에서 우리는 우리답게 살 수 있고 존재 의미가 있는 것이다. 개화와 세계화의 가치 기준은 정반대일 것이다.

〈고미술연구소 '솟대하늘'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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