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북 붕괴론 모락모락

최근 홍콩을 통한 탈북 러시를 계기로 북한붕괴론'이 조심스럽게 고개를 들고 있다.최근들어 고위층의 탈북사태가 잇따른데 이어 일가족의 집단탈출과 정보요원들의 탈출까지 발생했다는 사실은 북한사회를 지탱해온 이데올로기가 흔들리면서 식량난 악화와 겹쳐 중앙집권의 강력한 통제력이 느슨해진 결과로 볼수 있다.

이를 계기로 북한사회가 안방에서부터 무너져 붕괴가 급박했다는 시각이 다시 대두한 것이다.중국과 러시아에는 탈북자가 2천여명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특히 겨울철 얼어붙은 두만강을통해 탈북자가 러시를 이룰 것이라는 데는 탈북자와 전문가들의 의견이 일치하고 있다.실제로 이번에 탈출에 성공한 김씨 가족은 홍콩 이민국에서의 진술을 통해 함경북도,자강도,양강도 등 중국 국경지방에선 주민의 탈출이 공공연히 이야기되고 있고 탈북자 가족이 한 마을에 3∼4세대 있다고 폭로한 것으로 알려졌다.

배고픔을 참지못한 국경마을 주민들은 연변에만 가도 굶지는 않는다고 거리낌없이 말하곤 한다는것이다.

탈북자들과 북한 전문가들은 두만강이 얼면 탈북자가 줄을 이을 것으로 내다보고 이는 심각한 식량난을 견디지 못한 주민들의 필사의 각오도 있지만 탈북이 가능해진 것은 북한의 주민 통제력이약해져 사회안전원을 매수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분석하고 있다.

북한 당국은 군단급 규모의 국경경비대인 10군단을 창설하고 중국에 비밀리에 탈북자 체포조를파견,운영하는 등 탈북방지에 안간힘을 쓰고 있으나 돈만 주면 사회안전원이나 국경경비대를 매수,얼마든지 탈북이 가능하다는 얘기를 듣고 있다는것이 홍콩 정보소식통의 전언이다.북한의 주민 통제력이 식량난과 겹쳐 약화됐고 탈북자 사태가 줄을 잇지만 이사태가 과연 체제붕괴로 연결될지는 아직 의문이 남는다.

독일 통일의 예를 들면 동독정권이 붕괴한 것은 서독이 동독에 비해 정치.경제.사회 등 모든 분야에서 체제의 절대 우위를 차지했기 때문이라는 것이 정설로 돼있다.

그러나 우리 체제는 자유민주주의를 지향하고 있으나 △선진 자본주의를 실현하는데 아직 사회.경제적 여건이 성숙되지 않았고 △사회.경제적 갈등을 해소할 수있는 민주적 정치 질서가 정착되지 않고 실험 단계에 있기 때문에 과거 동.서독에 비해 북한 붕괴를 촉진시킬 정도의 성숙된 여건은 조성되지 않았다는 시각도 있다.

또 북한이 식량난과 경제상황의 악화로 상당히 어려운 사정에 처한 것은 사실이지만 △김정일의확고한 지위 △ 기득권을 누리고 있는 엘리트층의 건재 △북한의 붕괴를 원하지 않는 중국의 일관된 대북 정책 △북-미,북-일간의 수교 접촉 등 화해분위기를 종합해 보면 북한 붕괴론은 때 이른 감도 없지 않다. (홍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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