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고민과 망설임끝에 4·11총선에 앞서 신한국당에 입당했고 수도권선거대책위원장으로서 아슬아슬하고 부담스런 선거를 치렀다. 선거후 '무관(無冠)'으로서 각지의 민생을 살피고 그 결산으로'박찬종의 신국부론'이란 책을 출판했다. 금년 한해도 나를 지지해 준 분들이 변함없이 깊은 애정과 성원을 보내 주고 있다 "
신한국당 박찬종고문은 기자에게 자신의 올 한해를 이렇게 정리했다. 그의 말처럼 그에게 있어올 한해는 어느 누구보다도 모험적이면서도 대망으로 점철된 나날이었다.
무수한 뒷말을 낳았다. 80년 공화당을 떠난뒤 16년만의 집권당 복귀, 원외로서의 설움, 그럼에도아직까지 건재한 각종 여론조사에서의 수위를 달리는 인기….
'선택의 정치'에서 그가 택한 선택은 일단 올 한해 성공적으로 마감되고있는 듯하다. 그 또한 이를 부정하지 않았다. 입당에 따른 여론의 부담은 우려할만한 것이 아닌것으로 나타나고 있다.그러나 문제는 내년이고 더 좁히면 내년말 승리를 거머쥐는 것이다. 대선레이스가 백보쯤된다면지금껏 온 길이 십보쯤은 될까. 어쨌든 그에게 있어 출발의 감응은 좋은게 분명하다.그는 내년의 전선(戰線)에 앞서 올해 몇가지 이미지 메이킹을 통해 교두보를 확보하는데 솔찮은성과를 거뒀다.
무엇보다 자신이 합격한 사법, 행정, 공인회계사 3과중 특히 공인회계사란 '경제'자격증을 바탕으로 거론되는 대선주자중 경제를 제법 아는 이로 통하게 됐다. 자신의 시장, 중소기업현장 방문등을 토대로 실물 경제적 관점의 책 출판에 이른것도 상승작용을 노린것이다. 그가 이점에서 일정성과를 거두고 있다는 점은 우리의 당면 경제 난국에 비춰 내년 대선 그림을 그려볼때 최대의'회심작'이라 할만하다. 이어 내년 1월경에는 안보를 주제로, 그뒤엔 교육, 환경등 '박찬종 리포트'를 잇달아 '공약'마냥 발간할 계획으로도 있다.
그는 또 자신에게 수식어처럼 따라 다니는'독불장군'이란 이미지를 불식하려 노력했다. 튀는 행동을 자제했다. 일단 청와대의 비위를 거스리지 않았다. 여권에서 김영삼대통령, 소위 '김심(金心)'이 갖는 후보지명권을 십분 의식했을 것이다. "당헌 당규를 개정해야 한다"고 최근 밝힌 것이 튀는 발언의 거의 전부다. 박고문은 그러나 이와관련, "그렇게 물어 오길래 답변한 것 일뿐"이라는설명을 했다. 그러면서도 대통령 경선규정에 있어 "한사람밖에 후보등록을 못할지도 모르는 불합리한 규정으로 뜻이 있다면 당원과 국민을 상대로 자신의 경륜을 밝힐 수 있는 기회를 줘야 한다"고 말했다. 결국 정리해보면 문제는 있지만 아직까지 그렇게까지 얘기하기 싫었다는 뜻인 것 같다. 조신하는 것이다.
그는 또 경선에서 떨어지더라도 탈당하지 않는다는 말까지 했다.
그러나 그가 가야 할 길은 여전히 멀다. 대선을 향한 그의 도전이 거셀수록, 또 후보가 될 확률이높아질수록 그가 넘어야할 산은 더욱 험난해질 것이다.
무엇보다 71년 공화당의원으로 입문한 이래 그의 25년 정치역정이 집중 해부당할 것이다. 공화당법사위 간사로 야당탄압과 관련된 형법개정안 파동및 김영삼 당시 신민당총재 제명등에 직·간접개입한 일, 박정희대통령 사망이후 야당으로 돌아서 정풍운동에 나서고 김영삼대통령과 함께 민추협에 참여하다 87년 대선에서는 양김 후보단일화를 촉구하며 통일민주당을 탈당하고 꼬마민주당을 창당한 일. 이어 무소속, 신정당창당과 14대 대선출마, 신민당 창당과 각목전당대회, 다시 무소속으로 서울시장선거출마, 그리고 신한국당 입당까지.
그에게 독불장군뿐 아니라 심지어 '조직 부적격자'란 별칭을 안겨준 그의 이같은 어지러운 정치행보에 대해 그는 "우리처럼 험난했던 헌정상황에서 25년동안 정치하면서 그래도 이정도 험담에그치는 정치인은 몇 안된다"고 주장한다.
특히 유신당시 행적에 대해선 불가항력적이었고 공화당을 떠나서는 잘못을 인정하고 열심히 참여했다고 항변했다. 유신이후의 독불장군 평가에 대해선 어디까지나'국민적 독불장군'이었다고 일축했다.
훨씬 더 실체적이고 긴급한 당면과제도 있다. 여론조사가 굳이 민심이라고 한다면 여기에서의 인기도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고 있음에도 이와는 판이하다 할정도로 바닥권인 '당심(黨心)'이다. 소위 여론주도층도 그에게 호의적인 편이 아니다. 물론 그는 민심이 결국은 상층부까지 이를것으로믿고 있다. 그러나 현재 여권에서 차기 대선주자로 유력하게 거론되는 라이벌 또한 정작 박고문을 자신들의 강력한 주적(主敵)으로 꼽고 있는 이가 거의 없다는 점은 박고문으로서는 꼽씹어 볼대목이다.
그는 휴일인 8일 나흘간 일정으로 일본으로 떠났다. 와세다대학에서 '한일관계의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를 주제로 강연하고 거류민 상공회의소를 찾아경제간담회를 가진뒤 일본 최대의 경제 두뇌집단인 노무라경제연구소를 방문한다. 지평을 넘나드는 그의 대망을 향한 이같은 노력이 성과를 줄수 있을 것인가.
그의 강점을 강화하고 부족한 점을 최대한 보완하면서 김심(金心)을 울리는 일. 그것이 대망의 큰문을 여는 열쇠다.
〈裵洪珞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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