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한반도 주변 3강국 모두 재집권

96년은 미국, 소련, 일본 등 한반도 주변 3강에서 대통령과 총리선거가 있었으나 모두 기존정권이그대로 유지되는 등 정치적으로는 비교적 안정을 유지한 한 해였다.

그러나, 중국이 대만 해역에서 미사일발사훈련을 실시하고 미국이 이라크의 군사시설에 미사일을 발사하는 등 크고작은 군사적 충돌은 끊이지 않았다. 빌 클린턴 대통령이 11월5일 실시된선거에서 미국의 42대 대통령으로 재선돼 미국 민주당이 지난 45년부터 53년까지 집권한 해리트루먼 대통령 이후 최초의 재선 대통령이 됐다.

클린턴은 최대선거구인 캘리포니아주를 비롯한 31개주와 워싱턴 DC에서 과반수를 훨씬넘은 3백79명의 선거인단을 확보해 19개주에서 1백59명을 얻는 데 그친 보브 돌 공화당후보를 여유있게따돌렸다.

반면에 공화당은 지난 94년의 중간선거에 이어 이번 선거에서도 상하원을 계속 장악했다. 공화당은 상원은 55대 45로 하원은 2백28대 2백6(무소속 1명)으로 우위를 지켰다.

미국 정치는 돌의 패배로 상징되는 구세대의 퇴진과 함께 경제문제에 더욱 초점을 맞춘 실리주의를 기조로 대외팽창적 성격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에서는 올 1월11일 총리로 선출된 하시모토 류타로가 지난 10월 20일 실시된 총선 결과 자민당이 신진당을 누르고 승리함에 따라 재집권에 성공했다.

하시모토는 정책통인 자신에게 걸린 재계의 기대와 지난 93년 7월 자민당정권 붕괴후 3년 3개월간의 혼란과 불안에 염증을 느낀 나머지 '안정속의 개혁'을 희구하는 유권자들의 심중을 꿰뚫어보고 '강한 일본'과 '영광스런 과거'를 기치로 내세우고 조기총선을 단행했고 그 계산은 적중했다. 그는 정국장악을 위한 정계개편이 완료되면 유세당시 사용한 '목숨을 걸고'라는 표현대로 일본강화에 힘쓰는 한편 공격적인 외교정책을 펼칠 것이 확실시된다.

한편, 보리스 옐친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 한해 동안 공산당의 겐나디 주가노프 공산당후보를 주적(主敵)으로 한 대통령선거와 심장수술이라는 두차례의 싸움에서 모두 승리를 거둠으로써 승부사다운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옐친의 재선은 정부의 입김이 작용하는 러시아 언론과 미국을 위시한 서방측의 일방적인 지원과 1차 투표에서 14.52%%를 얻은 알렉산드르 레베드 후보의막판 가세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옐친은 11월 5일 지병인 심장병을 고치기 위한 장시간의 바이패스 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그러나, 그가 파탄에 처한 국가재정을 되살리면서 시장경제로의 개혁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한편으로 크렘린 주변의 권력투쟁을 효과적으로 진정시켜 나갈 수 있을 것인지는 아직 미지수로 남아있다.

〈呂七會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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