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FIFA 아벨란제시대 마감

'노회한 군주' 주앙 아벨란제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이 마침내 권좌에서 물러난다.22년간이나 세계 축구계를 좌지우지하며 권력을 휘둘러온 올해 80세의 아벨란제회장(브라질)이98년 월드컵이후 은퇴하겠다고 7일 발표, 세계 축구계에 파문을 일으켰다.

아벨란제 회장의 사퇴는 2002년 월드컵 개최지 결정 과정에서 힘겨루기를 한 유럽축구연맹(UEFA) 회장인 레나르트 요한손 FIFA부회장에게 밀리면서 예고됐던 일이기는 하지만 예상보다빨리 결정된 것이어서 파문의 강도가 컸다.

아벨란제는 지난 74년 서독 월드컵 직후 FIFA회장에 취임, 무려 6차례나 연임하며 철권통치(?)를거듭했던 인물.

FIFA 회장이라는 직함 하나로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사마란치 위원장을 사로잡아 IOC 위원이되기도 한 아벨란제.

영원히 축구계를 휘어잡을 듯하던 아벨란제는 그러나 요한손 부회장을 선두로한 개혁파들로부터집중 포화를 맞은 끝에 마침내 백기를 들고 권력의 핵심부를 떠나게 됐다.

도무지 흔들릴 것 같지 않은 아벨란제의 권력은 94년부터 요한손의 견제로 누수현상을 보이기 시작해 지난 5월31일 스위스 취리히에서 2002년 월드컵이 한국과 일본의 공동개최로 치명적인 상처를 입었다.

94년 시카고 FIFA 총회에 앞서 회장출마를 선언, 아벨란제에게 선전포고를 했던 요한손은 95년개혁프로그램인 '비전 1·2시리즈'를 제시하며 공세에 박차를 가했다.

특히 2002년 월드컵 개최지 결정을 앞두고 아벨란제가 노골적으로 일본의 단독주최를 지지하자요한손은 한·일 공동개최를 주창했고 이때부터 FIFA 내부의 헤게모니 싸움이 양자간의 정면대결 양상으로 치달았다.

이사 하야투(카메룬), 잭 워너(트리니다드 토바고), 정몽준(한국) 등과 '반 아벨란제' 세력을 규합한 요한손은 FIFA 최대 회원국을 거느린 아프리카축구연맹(51개국)과 연합전선을 펼치며 남미중심의 아벨란제체제를 고립화하는 전략을 구사했다.

벼랑으로 몰려 반격의 기회마저 놓친 아벨란제는 결국 98년 월드컵이후 은퇴를 결심하게 됨에 따라 세계 축구계는 후임 회장에 대한 궁금증과 향후 판도에 지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현재로서는 프란츠 베켄바워 바이에른 뮌헨팀 구단주가 야심을 갖고 FIFA 회장에 도전할 예정인것으로 알려지고 있지만 이변이 없는 한 요한손이 아벨란제의 자리를 승계할 가능성이 크다.그러나 누가 FIFA 회장이 되더라도 세계축구계는 아벨란제 체제와는 전혀 다른양상으로 변모하면서 개혁의 바람을 몰아칠 것이 확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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