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번이나 킹메이커역할을 했던 '마이다스의 손' 신한국당의 김윤환고문. 그는 이번에 세번째 도전에 나선다. 만약 성공하면 한국정치사에 또하나의 이정표를 세우게 되는 셈이다.물론 아직 그는 킹메이커 선언을 하지 않고 있다. 당내 보수세력의 대표주자라는 점때문이다. 얼마전 대선에 도전할 것이냐 아니면 킹메이커역으로 남을 것이냐라는 정가와 세인의 궁금증에 대한 해답을 내년 2,3월쯤 내놓겠다며 감질만 나게하고 있다. 그렇지만 그는 "내가 나선다면 지역감정의 논란이 또 일어나지 않겠느냐"며 조심스럽게 스스로 족쇄를 채웠다.
올한해를 돌이켜보면 그는 내년의 본격활동을 앞둔 상황탐색에 무게를 실었다.겉으로 드러난 구체적인 대선 준비는 별로 없었다. 지역구를 찾고 지역출신의원들과의 접촉에 열중하지는 않았다. 과거 민정계 출신의원들과 골프회동 등을 통해 친분을 유지해온 게 고작이다.그런 측면에서 물밑에서 매우 분주했다고 볼수 있다. 여권내 각대선주자들을 꾸준히 만나 왔다.특히 최근에는 김종필총재를 비롯 김용환사무총장등 자민련수뇌부들과도 밀담을 나누고 있어 정가의 시선을 집중시켰다. 자민련 출신 대구의원들과도 한차례 회동했다. 여야를 넘나드는 유연하고 넓은 행동반경을 다시 보여주었다. 물론 당내 민주계인사들은 이같은 행동에 대해 못마땅한표정이 역력하다.
김총재와는 내각제 연대에 대한 깊은 얘기가 있었을 것이란 추측이 있기는 하지만 큰 의미는 아닌 듯하다. 아직까지는 김고문은 내각제개헌과 야권후보단일화에 대해 회의적이다. 그는 "현재의여야체제로 대선을 맞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가에서는 올 한해 김고문의 성과에 대해 후한 평을 해주고 있는 편이다. 간단히 말해 각 대선주자들이 김고문의 포섭에 안달이 나 있다는 점때문이다. 김고문 자신도 "각 대선주자들이 나를필요로 하고 있는게 아니냐"며 내심 만족해하는 모습이다.
그는 알려진대로 여권내 대선주자들로부터 합종연횡의 제1순위에 올라서 있다.정가에서는 이회창고문과의 연대설이 적지않다. 일전에 이회창고문이 야권으로부터 전력 검증문제로 공격을 받자 "공직으로도 검증될수 있다. 그렇다면 신인들은 대통령도 되지 말란 법이냐"며그를 엄호했다. 그리고 친분관계가 두터운 이홍구대표와의 협력설도 나돈다.
김고문은"몇사람정도 마음속에 두고 있으나 정한 바 없다"며 항간의 특정후보 연대설을 부인했다.한 측근도"김고문이 의중에 두는 사람이 몇명 있으나 대통령이 상의해 올 경우 대통령의 의중도고려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이회창고문측은 "김고문은 이고문을 지지할 공산이 많지만 만약 대통령이 이홍구대표를 밀 경우그쪽을 선택할 지도 모른다"고 점쳤고 김덕룡장관측은"김고문만 우리를 지지한다면 우리도 승산이 있다"며 짝사랑에 열중이다.
최근 정치상황을 보면 김고문의 강력한 무기가 어느정도 다시 드러나고 있다.
대세를 읽는 정확한 상황판단능력과 당내 보수세력과 TK세력의 대표역할이 그가 지닌 힘의 원천이라는 데는 정가에 이론이 없다.
그는 대선주자를 지원할때 선택의 기준을 몇가지 세웠음에 틀림없다. 우선 자신의 정치기반인 대구 경북지역의 몫을 찾겠다는 입장을 정리했다. 현 정권의 탄생때 이 논리를 내세웠지만 사실상수포로 돌아갔고 남은 것은 TK소외였다.
김고문은 이렇게 해명하고 있다·"평생 민주화 투쟁만을 해온 김영삼대통령이 개혁조치를 하지않고서는 정권의 존립자체가 어려웠다. 그래서 기득권이 상대적으로 많았던 대구 경북지역의 손질은 어느정도 불가피했다. 그러나 지금은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다. 지금은 다시 TK가 뭉칠 경우반드시 우리의 몫을 찾을 수있다"고 톤을 높이고 있다.
결국 여기에서 감지할 수 있는 사항은 대구경북지역 정서에 맞는 인물을 고르고 또 지역출신 정치인들을 결집하겠다는 뜻이 내포되어 있다는 것이다.
지역의원들의 다수도 대선판에서 낙동강 오리알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허주중심'의 불가피성에동의하고 있다.
대선주자 자격과 관련 그는 "또 다시 지역갈등을 유발하지 않고 국정능력 마인드를 가지고 대의명분에 맞는 인사가 차기 대선후보로 바람직하다"고 언급하면서 깜짝 놀랄 외부인사가 아니라 당내인사로 제한시키기도 했다.
중요한 대목은 그자신도 대통령 의중의 중요성을 실감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대통령이 대선후보에 대해 사전 협의를 해 주기를 은근히 바라고 있다.어쨌든 대선레이스가 시작되면서 김고문의 일거수 일투족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고 있는 가운데그가 입을 열게 될 2,3월부터는 여권의 대선전은 새로운 국면에 진입할 것이 분명해 보인다.〈李憲泰기자〉
댓글 많은 뉴스
[단독] 경주에 근무했던 일부 기관장들 경주신라CC에서 부킹·그린피 '특혜 라운딩'
최재해 감사원장 탄핵소추 전원일치 기각…즉시 업무 복귀
"TK신공항, 전북 전주에 밀렸다"…국토위 파행, 여야 대치에 '영호남' 소환
헌재, 감사원장·검사 탄핵 '전원일치' 기각…尹 사건 가늠자 될까
계명대에서도 울려펴진 '탄핵 반대' 목소리…"국가 존립 위기 맞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