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해묵은 갈등 지구촌 곳곳 얼룩

냉전이후 국제사회의 두드러진 특징의 하나인 인종 및 민족간의 갈등과 소규모 영토분쟁 등 국지적 분쟁들도 여전히 96년 세계의 주요 이슈로 등장했다.

종족갈등의 가장 대표적인 경우가 지난 94년 80여만명의 생명을 앗아간 르완다의 바로 이웃인 자이르와 부룬디로 해묵은 종족분쟁은 차마 또다시 눈뜨고 볼 수 없는 참상을 재연시켰다.부룬디에서는 후투족과 투치족간에 상호공격이 이어지다 결국 지난7월 투치족이 후투족인 실베트로 은티반둥가냐 대통령을 축출하는 군부쿠데타로 발전됐다. 통제력을 잃은 정부군과 투치족 반군들이 서로 상대방 종족을 무자비하게 학살하거나 보복살해로 맞서는 만행이 이어졌다.자이르 동부지역에서는 인접 르완다에서 내전을 피해 넘어온 1백여만명의 후투족 난민들이 투치족 반군과 정부군 사이의 내전에 휩싸이면서 집단살육과 기아, 질병으로 쓰러져 가고 있다.내전의 격화로 고마를 중심으로 한 국제 구호품 운송 및 배급망이 차단되고 외국구호기관들도 안전지대로 대피, 수용소에 남아있던 난민들이 식량은 물론 식수와 의약품이 없는 고립무원의 상태에 빠져 국제적 우려를 불러 일으켜 다국적군 파병이 임박했다.

한편, 보스니아에서는 지난해 연말에 체결된 데이턴 평화협정으로 '인종청소'라는 반인류적 범죄가 중단되고 아직은 불안한 상태이지만 모처럼 평화가 깃들이기 시작했다.

데이턴협정에 따라 올해 9월에는 총선을 통해 대통령과 연방 및 주의원을 선출했다.내전의 양대 세력이었던 회교계와 세르비아계가 각각 반독립성을 가지는 국가체제, 즉 회교-크로아티아연방과 스르프스카공화국을 구성하고, 이 두 정치적 실체가 국가연합형태로 외형상 한 나라를 이루었다.

선거 결과는 회교계 민주행동당(SDA)과 세르비아계의 세르비아민주당(SDS), 크로아티아계의 민주동맹(HDZ)등 내전당시 3대민족의 구심체가 압도적인 수의 당선자를 냈고, 중앙정부 대통령단(團)도 이들 정당의 지도자인 알리야 이제트베고비치와 몸칠로 크라이스니크, 크레시미르 주박이각각 당선됐다.

집단지도체제를 이끌 수석대통령 자리는 최다득표를 한 이제트베고비치가 차지했다. 스르프스카공화국 대통령선거에서도 강경파 빌랴나 플라브시치가 당선됐다.

아시아에서는 중국과 일본이 석유자원이 풍부한 동중국해의 조어도(釣魚島) 영유권문제로 첨예하게 대립해 국내외적으로 주목을 끌었다. 지난 7월 14일 일본의 우익 청년단체인 '일본청년사'가이곳에 등대를 설치함으로써 가열되기 시작한 분쟁은 현재 소강상태에 빠져있으나 미래에 다시촉발될 수 밖에 없는 성격을 띠고 있다.

중국은 8월31일 일본에 영유권포기를 요구했으며 9월 들어 사태는 대만, 홍콩, 마카오가 본격 가세해 대중화권이 일본에 공동대응하는 복잡한 양상을 띠기 시작했다.

중국은 인민해방군이 조어도전략연구 소조를 구성하고, 9월 13일과 14일에는 요녕성(遼寧省)의 한섬을 봉쇄, 상륙, 점령하는 육해공군 합동군사훈련을 실시해 주목을 받았다.

〈呂七會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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