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1-入試管理까지 이모양인가

대학에 제공된 전산자료가 오류투성이로 밝혀져 도대체 입시관리까지 이 모양이냐 싶은 충격과분노를 느끼게 한다.

이번 전산자료 오류는 전국 1천8백여 고교중 불과 70여개고교자료에서 밝혀진 것이라하나, 특차입시사정(査定)을 하고 있는 대학에서 더 많은 잘못을 발견해낼 것으로 보여 파문이 쉽사리 가라앉지 않을 것 같다.

97학년도 대입특차모집에서 학교생활기록부를 반영하는 대학은 특차모집 87개대 가운데 59개대에이르며 사정작업을 빨리끝내고 15~16일께는 합격자발표를 예정하고 있는터에 이같은 오류가 발견됨으로써 입시사정 작업량의 증가에 따른 사정지연등 큰 혼선을 겪고 있다는 것이다.학생부전산자료는 당초 각고교서 디스켓을 만들어 시·도교육청을 경유, 교육부에 제출했던 것으로 교육부는 이를 특차모집대학에 제공한 것이었다. 오류의 발단은 해당고교에 있다. 일선고교서는 지난달 13일 수능시험을 끝낸후 그달 24일까지 고3년생들의 학생부를 급하게 전산입력했던 것이고 이를 받은 시·도교육청도 별다른 확인과정을 거치지않고 그대로 교육부에 보낸 것이다.각 고교서는 1학기때부터 시간을 두고 차근차근 입력작업을 했어야했으나 시·도교육청의 독려를받고서야 부랴부랴 입력시키느라 착오가 생길 수밖에 없었다. 고교등은 전산담당교사 부족(1~2명)탓으로 돌리겠지만 학생의 장래에 중대한 영향을 끼치게 되는 입시자료를 소홀히 다뤘다는 비난을 피할 길이 없게 된 것이다.

만약에 이번 특차모집대학에서 전산자료와 수험생이 제출한 학생부 사본과의 대조작업에서 대충넘어가버려 입시에서 낙방하게 됐다면 그 피해자들의 억울함을 누가 보상할 수 있는 것인지 끔찍한 일이다.

전산자료 오류파문의 가장 큰 문제는 첫 도입된 학생부의 신뢰성뿐만아니라 입시사정의 공정성까지 훼손된 점이다. 다른 어느 시험에 부정이나 오류가 발생한다해도 대학입시에서만은 공정·투명해야 하는 이유는 우리 청소년들이 사회에 진출하기전에 고급교육을 받게 되는 4년의 장(場)은그들 학생들의 인생을 좌우하는 심대한 영향력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 다시 이런일이 없도록 일선 고교의 전산화작업의 정밀성과 함께 감독관청의 확인작업등이꼭 뒤따라야 할 것이지만, 컴퓨터기능을 과신하는 폐단도 시정돼야 할 것이다. 컴퓨터의 신속성·정확성·거대용량성(巨大容量性)을 너무 믿지 말고, 입력자료의 정확성부터 신중히 검토하고 작업자의 치밀성도 크게 요구되는 것이다.

'컴퓨터는 거짓말 않는다'는 말은 맞지만 컴퓨터를 움직이는 사람의 실수 개연성은 늘 뒤따른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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