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의 출판분야는 전반적으로 인문서적이 연중 독자의 사랑을 받았고 문학선집·전집류가 봇물을 이룬가운데 체험을 아우른 몇몇 실용서적이 서점가를 휩쓴 한해였다.
출판계는 수년째 지속되고 있는 출판불황을 타개하기 위해 출판유통의 현대화, 경영합리화 등 출판환경변화에 대응하려는 노력이 돋보였고 개정저작권법이 발효돼 출판계에 큰 파장을 몰고왔다.우리 역사와 민속, 인류문명 등에 대한 엄청난 독자욕구는 새로운 출판흐름으로 자리잡았다. 90년대 이후 '우리 것 알기'나 인류학에 대한 관심이 서점의 구색 맞추기 수준에서 독서시장을 주도할 정도였다.
'우리 문화의 수수께끼' '조선시대생활사' '한권으로 읽는 조선왕조실록' 등 역사 민속분야가 전국적으로 많게는 수십만부씩 팔리며 1년 내내 독자의 사랑을 받았다.
또 문학의 해에 부응한 전집류들이 문학출판의 체면을 세웠고 성관련 서적도 넘쳐흘러 상당한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조지훈 전집(전9권)' '김윤식 전집(전6권)' '한국현대대표소설선(전9권)' 등 20여편의 문학전집·선집이 간행돼 '새로운 모색'을 위한 지난시대 정리가 활발한 한 해였다.
장르를 초월해 출판된 성관련서도 독자의 시선을 잡았다. '한국문학의 성과 매춘연구' 장정일의 '내게 거짓말을 해봐' '포르노그라피의 발명' 등 성에 관한 실증적 보고서와 성풍속을 서적이 약진했다.
소설시장이 다시 기지개를 펴기시작해 묵직한 장편소설에서 가족소설까지 독자의 큰 사랑을 받은것도 주목할만한 대목.
상반기에는 '좀머씨 이야기'가, 하반기에는 시한부 인생을 사는 한 가장의 가족에 대한 감동적 사랑을 그린 '아버지'가 서점 소설코너를 휩쓸었다. 11월부터 베스트셀러가 된 '아버지'의 인기있는행진은 내년 초봄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정보를 넘어 체험을 아우른 실용서가 쏟아져 큰인기를 얻는 새현상도 주목할만했다. '초학습법' '뇌내혁명' 등이 베스트셀러 대열에 올랐고 수험생들의 교양서 읽기가 핍박을 받는 현실에도 장승수씨의 '공부가 가장 쉬웠어요'는 40만부가 넘게팔리는 기현상을 보였다.
이런 가운데 대구지역 출판사는 서울출판사의 대공세속에 살아남기 위한 '백화점식 출판'이 계속돼 생존을 위한 대책마련이 시급한 형편이다. 제일서적은 중구 남일동 로얄호텔을 인수, 지난 10월부터 복합문화공간을 조성하고 있다.
한편 전국 4백여 출판사는 출판유통구조개선을 위해 한국출판유통주식회사를 설립했고 출판정보화를 위해 출판부가가치통신망과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있다.
〈李春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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