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2-不況에도 歲暮온정 나눠야

한해를 마감하는 올 세밑엔 연례행사처럼 해오던 불우이웃들에 대한 온정의 손길이 유독 썰렁한느낌이다. 이같은 세태탓인지 각계에서 벌이고 있는 성금모금실적도 극히 미미해 우리주변의 불우이웃들은 엄동설한의 추위를 어떻게 넘길지 정말 걱정스럽다. 불우이웃돕기라면 단골로 지목되던 지역출신국회의원들과 지방의원들마저 발길이 뜸하다. 내년으로 다가온 대선(大選)이 있지만그 주자들이나 각진영에 포진한 참모들마저 TK끌어안기니 야권통합이니 의원내각제니 하면서 지지세 확보에만 급급, 미처 그들에게 '한표'를 던질 '불우이웃'에게 눈길조차 줄 여유도 없이 숨가쁘게 돌아가고 있다. 이런 와중에 우리의 불우이웃들은 염량세태를 절감하며 올핸 유난히 동장군이 기승을 부릴 것이라는 기상예보도 있었던 터라 더욱 한기를 느낄수밖에 없다. 예년같으면 이맘때쯤 각계각층의 사회단체들의 자선행사가 잦고 구청등이 마련한 이웃돕기창구에도 온정의 물결이 이어졌지만 올핸 그마저 조용한 느낌이다. 우리모두가 자신들의 주변만을 챙기는데 급급한나머지 이웃에까지 눈길을 줄 여유가 없어진 탓이다. 그러나 그게 그럴수밖에 없는 사회적 상황도 따지고 보면 이해를 하지 않을 수 없는 측면도 있다.

70년대이후 최악의 불경기가 우리경제를 난타하면서 자고 나면 기업의 부도요 도산이니 살아남기위한 몸부림을 치기에 눈코뜰새 없는게 우리 기업체의 딱한 사정이다.

그나마 버티고 있을 여력이 있는 대기업군에서는 OECD 가입과 개방체제에 대비한 경쟁력 확보차원에서 감량경영이란 이름으로 명예퇴직제를 대거 도입, 대량의 실직자들이 양산되고 있고 아직도 그 잠재 실업군이 극히 불안한 상태에 처해 있는게 기업의 현실이다. 한마디로 '내 살기'에만 바빠 '남의 형편'을 생각할 겨를도 없는 그야말로 삑빡하고 힘겹게 살아가고 있는 오늘이다.그렇다고 각종 경제징후들로봐서 내년에는 나아질것이라는 희망찬 소식도 없는 '암울한 터널'을우리들은 지금 지나고 있는 셈이다.

그렇지만 불황만 탓할 일이 아니다. 거창한 불우이웃돕기캠페인을 벌이지않더라도 이웃사랑의 온정은 나눌 수 있다. 풍족할때는 그 혜택을 우리의 불우이웃도 함께 입기 쉬운일이다. 문제는 어려울때 서로의 마음을 열어 정을 조금씩 나누는게 진정한 인간애의 발로가 아닐까 여겨진다. 지금기름 한방울, 연탄 한장, 내의 1벌이 절실한 나보다 못한 딱한 이웃이 있음을 우리들은 한번 생각해 볼때이다. 송년회로 고급술집·음식점에서 흥청망청할때가 아니다. 그사이 나보다 못한 이웃들은 세끼 끼니가 어렵고 추위를 녹일 불기가 없어 오들오들 떨고 있음을 생각해 볼 때이다. 우리모두 자중자애하면서 어렵지만 한편의 맘을 열고 불우이웃에게 서로 조금씩 나누는 작은 정이 절실한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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