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팔만대장경 판격.인쇄과정 재현

유네스코의 세계문화유산지정 1주년을 기념해 고려팔만대장경의 판각 및 인쇄과정이 경남 합천해인사에서 국내는 물론 외국관광객의 큰 관심속에 15일 재현됐다.

팔만대장경 제작은 전란의 와중에서도 금속, 건축, 토목, 교통, 인쇄술 등 고려의 첨단기술이 총동원된 국가적사업이었다.

팔만대장경은 크게 취목 - 판자제작 - 판각 - 인경 - 제본의 절차를 거쳐 제작됐다.▨ 취목

8만1천여장을 새긴 판자만 4t트럭으로 80대분, 나무하나에 5장의 판자를 생산하는 것으로 추산하면 원목은 최소 1천대분 이상의 엄청난 수량이 필요했다.

8만여장의 목판가운데 야생 산벚나무가 주종(80%%)을 이뤘고 돌배나무, 단풍나무, 자작나무를 재료로 사용했다. 최소 50~60년생이 지난 나무가운데 직경이 적어도 70㎝가 넘는 나무를 썼다.취목은 섬진강유역에서 뗏목을 이용, 남해로 반출한뒤 바다뻘에 3년을 삭혔다. 해수에 삭힌 것은뒤틀림과 좀을 방지하기 위한 것.

▨ 판자

바다물에 삭힌 목재가운데 흠이 닷는 것을 골라 가로 70cm 세로 24㎝ 두께 2.8㎝ 크기로 절단하고 대패질, 끌질을 통해 다듬질작업을 한다.

고려대장경은 판목에 손잡이를 부착하고 네귀퉁이에 마구리를 부착, 뒤틀림을 막고 경전의 글자를 보호한 독창성이 돋보인다. 이것은 세계 30여개국의 목판에서는 찾아볼수 없는 독특한 것이다.▨ 판각

경장, 율장, 론장 등 불경을 한지에 옮겨 판목에 뒤집어 붙이고 글을 새기는 작업. 이때 글씨가흐릿하지 않도록 식물성기름을 발라 문질렀다. 최근의 한 문헌에서 최소 2백30여명의 판수가 판각작업을 벌인것으로 밝혀졌으나 전문가들은 이보다 더 많았을 가능성도 있는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글씨가 새겨진 부분은 가로 51㎝ 세로 22㎝ 넓이로 1행에 14자씩 23행을 판각, 양면판각의 경우6백44자를 새겼다. 이를 근거로 팔만대장경에 쓰인 글자수를 계산하면 5천2백33만1백52자쯤 된다.▨ 인경

판각이 끝난 판본에다 먹칠을 하고 마력(馬力)으로 문질러 인쇄하는 과정이다. 사람머리털에다 벌밀을 발라 만든 마력은 종이가 상하지 않고 먹물이 골고루 묻히도록 하는 효과를 낸다.▨ 제본

인쇄된 한지를 일정규격의 크기로 접어 제본대에서 절단과 묶음작음을 하는 과정. 이때 순서가바뀌지않도록 페이지와 제목을 함께 기록했다. 〈李春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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