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공연장 압사사건으로 딸 잃은 장구미씨

"어떻게 이런 사고가 날 수 있습니까. 그렇게 좁은 공간이라면 애들을 들여보내지 말았어야죠"16일 오후 6시쯤 대구 가톨릭병원 응급실. 우방타워랜드 대공연장 압사사건으로 딸을 잃은 장구미(張久美.44.대구시 달서구 월성동)씨는 눈물범벅이 된 얼굴로 아들(13)을 부둥켜 안고 통곡했다.딸 이미라양(15.효성여고1년)이 H.O.T 공연을 보겠다고 졸라댄 것이 1주일전. 장씨는 "못가게 말리거나 함께 가서 자리를 잡아 줬더라면 죽지는 않았을텐데…"라며 가슴을 쳤다.장씨는 딸의 사고소식을 남편 이재문씨(48.유통업)에게 연락할 엄두도 못내고있었다. "남편은 미라가 감기에 걸려 코가 막히면 입으로 빨아줄 정도였어요. 그런 딸이 죽었다는 소식을 제가 어떻게 전합니까. 전 못해요"

미라의 꿈은 열심히 공부해 미술을 전공하는 것. 장씨는 "미라가 최근 전국사진공모전에서 입상하는 등 예술적 재능을 보였다"며 "겨울방학때 미술학원에 다닌다길래 학원비 32만원까지 준비해뒀다"며 울먹였다.

울다지친 장씨는 아들이 남편에게 무선호출을 하려하자, 다시 말렸다. 남편 이씨는 구미로 출장갔다 뒤늦게 사고소식을 듣고 병원으로 달려왔다. 그러나 이씨는 싸늘한 미라의 시신을 보고도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채 벽만 쳐다보았다.

〈崔在王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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