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서점가에 '아버지 목소리'

"아이들을 잘 길러 주시오. 사람냄새가 나는 사람으로 말이오. 사람냄새가 그리운 적이 얼마나 많았는지 모르오. 메마른 세상, 우린 사람으로 남읍시다".

아버지의 목소리를 담은 새책이 서점가에 속속 선보이고 있다. 일과 사회생활에 치여 가족들에게뭐라 말할 시간도 여력도 없었던 아버지들이 새삼 정신을 가다듬고 아들.딸에게 말을 건네기 시작했다.

금년도 동인문학상 수상작가 이순원씨는 "아버지는 없고 아빠만 있다는 '부권상실의 시대'를 사는 한 아버지로서 아이에게 아버지의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며 장편소설 '아들과 함께 걷는 길'(해냄 펴냄)을 내놓았다.

지난 5월 아들과 함께 대관령 아흔 아홉구비를 걸어넘은 작가의 경험을 소설로 옮긴 것인데 아버지는 오래된 길이야기부터 시작하여 조상이야기 등을 통해 아들이 서있는 자리가 어딘지 스스로깨닫게 한다. 또 우리가 살아가며 소중히 여겨야 할 것과 반드시 지켜야 할 덕목들을 일러준다.시인 서정홍씨도 중학생과 초등학생인 두아들의 아버지 노릇을 잘하자고 스스로 다짐하는 뜻에서'아무리 바빠도 아버지 노릇은 해야지요'(보리 펴냄)를 발표했다. 이 책에는 일하는 아버지를 위한 자녀교육 지침이 들어있다.

'아버지 트레이닝'(장원 펴냄)은 일본의 아동교육 전문가 이와사 노라유키가 쓴 아버지들을 위한자녀교육 지침서.

오랜 교직생활경험이 있는 저자는 이 책에서 그동안 자녀교육에 방관자적 입장을 취했던 아버지들에게 "이제부터라도 자녀교육에 적극적으로 임하라"고 충고하고 있다. 아버지와 진지한 교감을원하는 자녀들의 목소리를 듣지못하는 아버지, 어떤 아버지가 되어야 할 지 몰라 고민하는 아버지 등 아버지 노릇에 서툰 모든 아버지들을 위해 사례별 자녀교육법을 일러주고 있다.지난 여름 발간이후 지금까지 35만여부가 팔려나간 김정현의 장편소설 '아버지'(문이당 펴냄)는중년의 초상을 담아 '전국의 아버지'들로부터 바로 나의 모습이라는 공감을 자아냈다. 주인공 한정수가 췌장암으로 죽어가면서 가족에게 전하는 사랑의 이야기와 못다 베푼 정이 잔잔히 그려졌다.

13년을 함께 살던 부인과 헤어지고 두아들을 맡아 혼자 키우고 있는 조재구씨는 자신의 이혼체험을 담은 '마지못해 한 이혼, 뜻밖의 행복'(석필 펴냄)을 내놓았다. 새로운 상황에 적응하지 못해이혼 후 첫 1년은 직장도 그만두고 집에 틀어박혀 살림을 도맡아 하는 전업주부로 지냈던 그는이 책에서 스스로 감당못할 내면의 혼돈과 부권의 추락속에서 두아들과의 격렬한 반목과 위기를넘기고 화해를 이루어내기까지의 과정을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李春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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