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일 경제원조 차단 정권 타격

일본 정부는 이번 페루 일본대사관저 점거사건이 공관파티의 기회를 노렸고 후지모리 정권에 대한 일본으로부터의 원조에도 불만을 표명하는 등 일본을 표적으로 하고 있다는 점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하시모토 류타로(橋本龍太郞)총리와 이케다 유키히로(池田行彦)외상은 '인질의 구출'을 최우선으로 하고 페루정부와 긴밀한 연락을 취하며 사건 해결에 나서고 있으나 다만 냉정하게 대화를 통한 해결을 지켜볼 수 밖에 없다는 실정이라고 일본 외무성측이 밝혔다.

이케다 외상은 18일밤 기자회견을 통해 "대사공관은 치외법권 지역이므로 대응의 최종 결정권은일본측에 있다"고 밝혔으나 페루정부와의 협조관계도 중요시한다는 자세를 보였다.일본 정부는 지난 90년 일본계인 후지모리 대통령이 집권하자 페루에 대한 원조를 급격하게 확대, 91년의 경우 정부개발원조(ODA)의 지원금액이 중남미에서는 1위를 차지했다.페루에서는 지난 91년 반정부 좌익 게릴라가 국제협력사업단(JICA)에서 파견한 일본인 3명을 살해하는 등 과거에도 수차례 일본인이 테러의 표적이 되어 왔었다.

이러한 범행의 배경에는 일본출신의 후지모리 대통령에 대한 이미지에 손상을 주고 일본으로부터의 원조를 중단시켜 정권에 타격을 준다는 목적이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일본정부는 91년 사건후 페루에 파견중인 경제협력관계자들을 불러들임과 동시에 리마 수도권을제외한 비상사태선언지역에는 관광여행을 자숙하도록 조치를 취해왔다.

일본의 원조를 기대하는 후지모리 정권은 테러에 대한 철저한 단속을 실시, 금년 8월 하시모토총리는 페루방문시에 그동안 중단됐던 해외청년협력대의 파견재개를 합의하고 중남미국가중에서는유일하게 처음으로 매년 엔차관을 제공하겠다고 약속했다. 11월에 후지모리대통령이 방일했을 때에는 경제협력의 확대를 확인하는 등 본격적인 경제협력이 안정궤도에 오른 직후에 발생한 사건이었다.

일본 정부는 이번 사건으로 페루정부에 대한 경제협력방침을 변경할 생각은 없다고 강조하고 있다. 총리측근에서도 "범인측의 요구속에 후지모리정권에 대한 일본정부원조의 중단도 있으나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히고 있다.

단지 페루주재 각국요인이 인질이 되고 있다는 점과 게릴라들이 '일본의 원조'에 대해서도 언급하며 테러활동을 강화시켜온 점을 우려하고 있다. 하시모토총리도 앞으로의 전개에 대해 "길어질것 같다"고 말하고 직접 외무성 대책본부에서 지휘하고 있다.

〈도쿄.朴淳國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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