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매일춘추(최영배)-과일과 껍질

모든 과일에는 껍질이 있다.

과일에 있어서 껍질은 그 과일이 다 성장할 때까지 없어서는 안될 절대적인 존재이다. 껍질은 강한 비바람으로부터 과일의 내용물을 보호해주고 각종 병충해의 침입을 막아줌으로써 과일의 부패를 방지해준다. 과일의 껍질과 과일의 내용은 이렇듯이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우리가 사는 세상은 작은 가정에서부터 커다란 국가 공동체에 이르기까지 각종의 법과 제도가 있게 마련이다. 여기서 법과 제도는 과일의 껍질에 해당되고 인간의 삶의 질, 즉 행복의 정도는 그내용물에 해당된다. 과일의 껍질이 두껍고 강하면 먹을 것이 그만큼 줄어들듯이 삶 속에 주어지는 여러가지 법과 제도가 강해지면 그만큼 자율적인 삶의 질이 떨어지며 그로인해 행복감은 덩달아 줄어들게 된다.

우리가 몸담고 사는 이 사회는 너무나 제도가 많고 법이 다양하다. 그만큼 껍질이 두껍고 강하다는 뜻이다. 이로인하여 우리의 내적인 행복감은 상대적으로 줄어들어 여러가지 불안과 긴장으로오그라들고 있다.

아이들과 청소년들은 가정과 학교로부터 예절과 교육이라는 강한 껍질에 갇혀 있다.그리고 경제는 수많은 인.허가의 절차적 법에 발목이 묶여있고 거리에는 수많은 자동차 법규 때문에 긴장이 흐르고 있다. 우리 모두는 참으로 진정한 행복을 느낄 수 없다. 그 어느 시절보다도요즈음이 제일 심한 것 같다.

과일의 껍질은 참으로 중요하다. 그러나 아무리 중요한 껍질이라도 과일의 내용물을 줄여가는 껍질은 온당치 못하다. 이즈음에 우리 모두는 각자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해 각종의 법과 제도를 줄여가야 할 것이다. 그럴려면 우리 각자의 삶이 외적인데서 내적인데로 차츰차츰 그 방향이바뀌어져야할 것이다.

그렇게되면 언젠가 먼 장래에 얇은 껍질 속의 풍요로운 과일의 맛을 즐길 수 있을 것이다.왜 우리사회에 법과 제도가 많고 두꺼운지를 한번쯤 반성해 볼 시기이다.

〈들꽃마을 지도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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