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지하철 시대-무엇 무엇이 바뀔까

"전원생활 즐기며 저마다 여유"

도시 교통의 혁명으로 불리는 지하철이 오는 7월 대구에도 모습을 드러낸다. 대구시민들이 비로소 지하철 시대를 맞게된 것.

지하철은 기차 버스처럼 단순한 교통이기의 등장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상권을 움직이고 대구의 세력을 확산시키며 시민생활도 바꿔놓을 전망이다. 무엇 무엇이 바뀔까.

분지인 대구의 상권은 중앙집중형으로 한때 동성로에 상권이 집중돼 있었다. 90년대 들어 대규모아파트단지가 곳곳에 들어서면서 상권이 분산됐다. 때마침 차량이 급속 증가하고 동성로와 중앙로 일대에 지하철 공사가 시작돼 통행이 불편해지면서 상권이 아파트대단지가 있는 외곽으로 분산됐다.

그러나 지하철의 등장으로 다시 한번 상권이 재편될 움직임이다. 지하철 노선 특히 역세권이 부상 준비를 하고 있는 것.

주목되는 곳은 반월당-중앙로-대구역. 반월당역은 지하공간 까지 개발돼 지하문화를 선도할 지역이다. 안경점 금은방등 도로변 상가의 매출액이 지하철공사시작이전의 10%%선까지 떨어지는등지하철병을 앓고 있는 중앙로-대구역 상권의영화(榮華)가 재현될지 여부도 주목거리다. 유통업계에서는 반월당과 중앙로-대구역 간의 상권다툼을 예견하고 있다.

대곡지구를 배경으로 한 진천-월배역, 상인지구를 세력권으로 두고 있는 상인역, 고령-성주지역의통로인 서부정류장과 연계되는 성당못역, 영남대 대명동캠퍼스와 가까운 영선역 상권도 눈여겨볼 곳. 또 고속철과 고속버스-기차등 교통의 중심지인 동대구역은 말할 것도 없고 아파트가 속속들어서고 있는 신천역, 아양교역, 안심역 주변에도 최근 상권부상을 노린 건물 신증축 공사가 한창이다.

부동산업계에서는 지하철개통이 주거 선호도를 바꿔놓을 것이라고 장담한다. 자전거나 도보로 10분거리인 안심-진천역 인근 전원주택에 사는 사람이 중앙로로 나오는데 걸리는 시간이 수성구 범물동에서 중앙로로 나오는데 걸리는 시간보다 짧다는 것을 그 근거로 든다. 이들은 공해병이 늘면서 맑은 공기를 중시하는 새 경향이 생기고 있다는 조사결과를 제시하기도 한다.전원주택이 각광을 받아 사람이 늘어나면 상권이 형성되는 것이 필연. 이는 도시의 확산으로 이어지게 된다. 지하철이 대구의 확산을 부를 것이란 예견인 셈이다.

수도권의 경우 서울에서 인천-수원 방면 지하철을 타보면 어디까지가 서울인지 구분이 애매하다.농어촌의 도시화가 이미 상당 수준에 이른 것.

전원주택의 각광과 지하철 시점과 종점을 기점으로 한 도시세력의 확산에는 도심 대단지 아파트의 노후에 따른 슬럼화도 한 몫 할 전망이다. 재개발이 어려운낡은 고층아파트에 살기보다 출퇴근 시간이 1시간 이내인 농촌을 선택하는 사람이 늘어날 것이란 것. 주택회사들도 이 점에 착안해 잇따라 전원주택 사업 진출을 서두르고 있다.

지하철 개통으로 시민들은 햇빛을 보지 못하는 시간이 늘어나게 된다. 특히 반월당-두류네거리-삼덕네거리에 개발되는 지하공간은 단순 지하상가가 아니라 지하생활문화 공간. 지하가 휴식·쇼핑·레저공간으로 거듭난다.

지하철이 줄서기의 생활화도 부른다. 승하차때 버스를 타듯 경쟁을 하면 사고나기 십상이기 때문.지하철이 있는 서울·부산에는 버스정류장에도 시민들이 줄지어 있는 모습이 쉽게 목격된다.출퇴근이나 등하교때 독서하는 시민이 늘면 책판매량이 급증할지 모른다. 조명이 어둡고 흔들리는 버스 속에서 책을 읽는 것은 불가능했다. 그러나 지하철이 생긴뒤 밝은 조명아래에서 독서하는 시민이 늘었고 너도나도 책을 들게 되면서 독서가 대구시민의 생활로 굳어지는 것.지하철공사 김한태운영부장(55)은 "지하철이 시민생활의 매우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라고 했다.〈崔在王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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