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위천'지정 연내매듭 저울질

김영삼대통령이 최근 대구 방문에서 낙동강 수질개선과 위천국가산업단지 병행추진 입장을 천명하는등 위천단지 조성에 관한 정부의 연내 발표가 기정사실화된 가운데 23일 총리실 한 고위관계자가 "위천단지와 낙동강 수질개선사업에 관한 정부의 대체적인 방침이 정해졌지만 신한국당과의당정협의가 늦어짐에따라 종합대책 발표가 미뤄지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나 청와대및 정부 그리고 신한국당등 여권 전체의 기류를 종합하면 아직까지는 연내 발표쪽에 무게추가 기울고 있는 듯하다. 발설자인 총리실 관계자 조차 "진의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았다"고 적극 해명하고 나섰다. 물론 내년초로 연기될 가능성도 상존한다. 특히 정황면에서 그렇다.이날 신한국당 이홍구대표주재로 대구및 부산의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가지려던 간담회는 부산의원들의 강력 반대로 무기연기됐다. 이날 오후엔 부산시민들이 상경,위천결사저지 시위를 전개했다. 이같은 상황에서 과연 연내 발표가 가능하겠냐는 것이다. 그러나 이또한 격앙된 부산시민들과의원직 사퇴까지 언급하며 강경한 태도를 취하고 있는 부산측 의원등의반발을 일정 수위 떨어뜨린 뒤에 하자는 것이지 무기한 연기하자는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사실 위천단지 조성은 부산측 의원들조차 이젠 불가피한 것으로받아 들이고 있다. 다만 낙동강 수질개선을 부산시민들에게어떻게납득시킬 것인가 라는 문제만 남았다는 것이다.

청와대 한 관계자는 총리실 고위관계자의 위천단지 연기발언과 관련,"그런 분위기가 전혀 아니다"면서"정부가 올해를 넘겨 위천단지조성 등을 발표하면 그만큼 부담이 더 커진다"고 말했다. 그는특히 "정부가 연내 발표약속을 어길 경우 정부의 신뢰도에 엄청난 타격을 주게된다"고 밝혔다.이 관계자는 또 당초 26일 예정된 김영삼대통령과 신한국당원내외위원장들간의 부부동반 송년만찬이 취소된 사실과 관련,그 배경으로 "연내 매듭지을 사안이 많기 때문"이라고 설명해 위천단지조성발표도'연내 매듭지을 사안'중하나가 아니냐는 관측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이상득정책위의장은 위천단지 조성은"이미 끝난 얘기"라고 누누히 강조했다. 김대통령이 대구에가서 발표까지 한 마당이고 따라서 위천단지조성은 이제 발표거리도 안된다는 것이다. 남은 문제는 부산측의 반발을 어떻게 낮추느냐는것이고 낙동강수질개선을 위해 '특별법'을 제정하자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란 것. 정부가 특별법에 담을 내용을 마련중에 있으니 결과를 기다려 보자는것이 그의 되풀이 된 주문이다. 이의장은 그러나 발표시기와 관련,연내가 될지 해를 넘길 지에 대해선 언급을 회피했다. 정부가 결정할 사항이란 것이다. 대구와 부산의원들간에 '안팎곱사등'이된 그의 곤혹감이 엿보이게 하는 대목이다.

반면 강삼재사무총장은 "(수질개선과 위천단지조성을) 연내 가시화시킨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그는"현재 임시국회에 상정돼 있는 안기부법,노동법개정안의 처리가 끝나는대로 두 문제에 대한정부여당의 대책이 가시화될것이며 해를 넘기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총장의 말을 종합하면두 문제에 대한 발표는 연내에 가시화하되 다만 수질개선을 위해 마련중인 특별법의 경우 국회의결을 요하는 만큼 절차상의 문제만 남아 있게 된다는 것이다. 강총장이 현정부 실세에다 부산측과 이해관계를 같이하는 경남출신임에도 이처럼 말하는데서 위천관련 연내발표가 이뤄질 것이란점에 좀 더 신뢰가 주어지고있다.

국무총리실은 위천단지 지정 및 낙동강수질개선종합대책과 관련한 정부안 발표시기는 신한국당과의 당정협의나 당정간담회가 열리는 시점이 될 것이라며 '공은 이미 당으로 넘어갔다'는 분위기이다.

총리실 한정길(韓鉦吉)조정관은 23일 "위천단지가 정치문제화한 만큼 당정협의 이전에 정부안을독자적으로 발표하기는 어려운 형편"이라고 밝혔다.

한조정관은 또"위천단지 지정은 김영삼(金泳三)대통령의 지시로 이미 결정된 것이나 다름없다. 단지 조성과 관련한 세부사항은 당정협의를 통해 구체화될 것이며 개략적인 안은 이미 알려진 것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고 말해 위천단지가 2백만평선에서 조성될 것임을 확인했다.총리실은 당초 23일 예정됐던 신한국당 대구경북·부산경남의원 간담회에 대비, 위천 지정내용과낙동강수질개선에 대한 정부안을 보고키로 하고 준비를 마무리했었다. 따라서 간담회가 연기됐지만 정부로서는 모든 준비를 끝내고 당정협의를 위한 대기상태에 있는 셈이다.

〈政治2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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