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라브 정교의 교회력에 따라 1월7일이 성탄절로 인정되고 있는 러시아에서 올해는 12월25일을앞두고 전례없이 성탄 분위기가 물씬 풍기고 있어 마치 서방국가에 온듯한 착각을 느끼게 할 정도이다.
공식적인 종교 행사는 없지만 거리마다 대형 크리스마스트리 장식과 함께 백화점과 호텔 등에서각종 행사가 줄을 잇고있다. 불안한 치안때문에 밤이 되면 한산하던 모스크바 시내에는 늦게까지인파가 몰리는 모습이 오랜만에 보이기도 했다. 독실한 정교 신자로 알려진 유리 루쉬코프 모스크바 시장이 시내 곳곳에 트리를 세우도록 지시했다는 보도가 나오자 시민들이 의아해 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러한 난데없는(?)축제분위기는 다분히 상업적인 의도에서 꾸며진 것이라는 지적이 많다.국민 대부분이 정교도여서 개신교의 성탄절과 별 연관은 없지만, 성탄 대목을 인위적으로라도 만들어보자는 의도라는 것이다. 이런 주장을 뒷받침하듯 백화점들은 일제히 호화로운 선물코너를만들어 고객들을 유혹하고 있고, 고급호텔들은 크리스마스 전야에 대형 디너쇼를 기획해 분위기를 고조시키고 있다. 이런 영향으로 고급 레스토랑의 예약이 연말까지 밀리는 등 난데없는 '성탄특수(特需)'로 상인들은 흥분해 있다.
이러한 흥청망청한 분위기는 단지 일부 신중산층의 전유물일 뿐이라는 시선도 따갑다. 대부분의봉급 생활자들이 몇달째 월급을 못받고 있는 현실과는 너무나 동떨어진 모습이라는 것이다.국영상점에서 감자를 고르던 한 할아버지는 전직 교사인 자신의 한달 연금이 70달러라고 밝혔다.모스크바 시내의 어느 특급호텔의 '성탄전야 디너쇼'티켓은 1장에 3백달러였는데 2주전에 모두팔렸다고 한다.
〈모스크바.金起顯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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