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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춘추-외제차를 타는 이유

외제차 그것도 고급차를 타는 사람이 급속히 늘고 있다. 대구만 해도 92년 2백80여대던 것이 지금은 1천5백대, 4년새 무려 5배이상 급증했다. 근본요인이야 수입자율화에 있긴 하지만 갈수록 확산되는 외제차 선호분위기가 더 큰 요인이다. 외제차를 타는 사람은 대게 세가지 부류다.첫째는 안전도 우선론자들. 차체가 견고해 웬만한 사고엔 국산차에 비해 안전도가 높다는 것이다. '돈도 벌만큼 벌었으니 안전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단란주점 여주인을 암매장살해한 '막가파'는 외제차를 타는 사람을 범행대상으로 지목했다니 안전도도 차체의 견고성만으로 따지기도 어려울 것같다. 두번재 부류는 품위유지를 내세우는 자기과시파들. 이중에는한때 부동산투기나 유흥업소경영 등으로 한미턴잡은 '졸부'들이 많다.

아가동산의 교주 '아가야'도 위엄을 유지하는 수단의 하나로 외제차는 필수품의 하나였다. 이 부류에는 조직폭력배도 한몫 낀다. 언제부턴가 주먹세계에서도 '보스'로서의 품위를 유지하려면 외제차쯤은 타야 한단다. 더욱 기관인 것은 차룸 '리스'로 구입하고는 매월 수백만원의 할부금은 유흥업소등지에서 등친 돈으로 해결한다니 정말 기가 찬 노릇이다.

외제차선호마지막 부류는 국산차에 대한 반발자다. 국산자는 고장이 잦을 뿐 아니라 1~2년주기로겉모양만 살짝 바꿔 값을 올리는 바람에 괜히 앉아서 사기당하는 기분이란 것이다. '내수자는 봉인가?'라고 반문하는 소비자들의 주장엔 국내자동차메이커들도 곰곰히 생각해볼 일이다. 이제 외제차를 탄다고 해서 무조건 백안시하는 것은 시대착오적일 수밖에 없다. 문제는 외제차를 타야만품위있고 대접받을 수 있다는 '자기과시파'가 급속히 는다는데 있다. 주변에서 외제차를 타는 사람은 과연 어느 부류에 속하는지 한번쯤 눈여겨보는 것도 재미있다.

〈대구문화방송 부국장대우 편집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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