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독과점 파괴…복수경쟁"元年"

올해 국내 정보통신시장은 정보통신 1백년 사상 가장 파란만장한 한해로 기억될 만큼 극심한 변화를 겪었다.

정부는 오는 98년 통신시장 개방에 대비, 올초부터 '시장 방어전략'을 본격화했다."국내 통신사업자들의 경쟁을 통한 자생력 배양으로 외국 통신사업자들의 진출 여지를 최소화한다"

'선 국내경쟁, 후 대외경쟁'으로 요약되는 시장개방 원칙에 따라 정부는 신규통신사업자들을 대거선정, 외형적으로 1백년동안 독과점 형태로 유지돼온 통신시장을 완전 경쟁의 틀로 탈바꿈시켰다.지난6월 단행된 신규통신사업자 선정은 단연 하이라이트로 꼽힌다.

정부는 개인휴대통신(PCS) 3개 사업자를 비롯, 무선데이터통신 3개, 발신전용휴대전화(CT2)부문에 한국통신 포함 11개, 주파수공용통신(TRS) 6개, 무선호출 1개 등 24개 무선통신 사업자를 선정했다.

이에 따라 기존 2개 이동전화사업자와 10개 무선호출 사업자, 한국TRS 등 13개 사업자를 포함해총 27개의 무선통신사업자가 물고 물리는 싸움을 벌이도록 만들었다. 신규 통신사업자 무더기 선정은 국내 경쟁체제의 밑그림을 그린 것으로 평가받았다.

이에 앞서 단행된 시외전화, 이동전화의 복수 경쟁체제 도입은 경쟁체제하의 향후 사업자간 구도를 점쳐볼수 있는 기회였다. 올 한해동안 시외전화,휴대전화 소비자들은 경쟁 구도에서 터져나온각종 수혜를 아낌없이 만끽했다.

먼저 지난91년 한국통신이 독점해온 국제전화부문에 제2사업자로 등장한 데이콤은 지난 1월1일부터 시외전화부문에도 진출했다.

한국통신에 비해 6.6% 저렴한 요금을 내세워 시외전화사업에 뛰어든 데이콤은 082를 눌러야 하는 불편에도 불구, 11월 말까지 9%대의 시장을 점유했다. 양사업자는 영업, 광고 등 문제로 불공정행위를 신고하거나 고발하는등 감정대립을 보이기도 했으나 12월부터 시외전화료를 10%이상내리는데 한몫을 했다는 평가다.

지난 4월1일부터 경쟁이 도입된 이동전화 부문도 시외전화의 경쟁양상과 크게 다르지 않은 편이었다. 한국이동통신과 신세기통신이 펼친 이동전화시장 쟁탈전은 소비자들로부터 박수를 받을만한 일이었다.

제2사업자인 신세기통신은 수개월전만 해도 고가 사치품으로 여겨졌던 휴대전화 단말기 가격을10만원대로 떨어뜨리는 데 공을 세웠다. 이동전화시장의 경쟁은 코드분할다중접속(CDMA) 방식이라는 디지털이동전화의 신기술이 세계 최초로 우리나라에서 꽃을 피우는데도 결정적인 역할을했다.

결론적으로 96년은 국경없는 자유무역시대 도래를 앞두고 대외적인 환경 변화에 적응하기 위한국내 정보통신 시장의 내부 변혁을 추진한 한해였다.

〈金敎盛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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