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처럼 설기분은 아니지만 그래도 새해를 여는 첫날이면 일가 친척이나 친구들이 찾아오는 집이 많다. 신정 연휴에는 떡과 모듬전, 탕평채나 수정과 정도 준비해두면 손님 상차림도 되고 모처럼 한자리에 모이는 가족들을 대접하기에도 알맞다.
한혜성씨(인간문화재)로부터 궁중요리 전수과정을 밟은 요리연구가 김인숙씨는 흰떡 고기 각종야채 등 주재료만 준비해두면 언제 손님이 와도 즉석에서 교자상(큰 사각상이나 원형상에 여럿을함께 대접하는 음식상)을 차릴 수 있다고 말한다. 표고버섯 오이 당근 석이버섯 미나리 등을 채썰어서 볶아두고, 당면과 섞으면 잡채, 밀전병에 싸먹으면 구절판, 묵과 함께 먹으면 묵탕평채 등으로 즉석에서 응용할 수 있다.
▨떡산적
떡은 속을 든든히 할 뿐 아니라 술안주로도 알맞은 메뉴. 흰떡은 6㎝길이로 4쪽 낸 것을 찬 물에담가 불렸다가 물을 빼둔다. 쇠고기는 너비 2㎝, 길이 7㎝(구우면 줄어드니 떡보다 조금 길게 썬다)로 손질해 잔칼집을 친 다음 간장 참기름 설탕 파 마늘다진것 후춧가루 술약간을 섞어 만든양념장에 재워둔다. 꼬치에 떡과 고기 움파 당근을 가지런히 꿰어 접시에 담고 달걀은 황백지단을 부쳐 곱게 채썰어 실백 실고추와 함께 색스럽게 얹는다.
▨떡전골
사태(2백g)는 덩어리째 씻어 건지고 양(2백g)은 끓는 물에 데쳐 칼로 검은 막을 벗겨낸 후 냄비에 물 6컵을 붓고 사태와 함께 푹 무르도록 삶는다.
국물은 식혀 기름을 걷어내고 육수로 이용한다. 미나리 표고버섯은 4㎝ 길이로 채썰고 파 마늘을곱게 다져 간장 설탕 깨소금 참기름 후춧가루를 버무려 양념장을 만든 후 흰떡 등심 사태 양 포고에 조금씩 나누어 넣고 각각 양념한다. 냄비에 양념한 각 재료를 보기좋게 돌려 담고, 가운데에미나리를 얹은 후 육수를 붓고 간장으로 간을 맞춘후 끓인다. 참고로 양이나 등심 등 육류를 빨리 무르게 하려면 배보다 산도가 더높은 키위즙을 쓰면 된다. 키위는 갈아서 씨를 받쳐서 써야한다.
▨탕평채무침
청포묵은 7㎝×0.4㎝로 썰어 끓는 물에 데쳐낸다. 청포묵은 데쳐내야 투명해지고 쫄깃쫄깃해서 잘끊어지지 않는다. 숙주는 대가리와 발을 따고 미나리는 잎을 제거한 다음 끓는 소금물에 데쳐내고 쇠고기는 4~5㎝ 길이로 채썰어 양념해서 볶는다. 황백지단을 부쳐 4~5㎝ 길이로 채썰고 김은구어서 부순다. 이들 재료들을 초장에 무쳐서 담기도 하고 각각의 재료들을 색스럽게 담기도 한다. 초장은 간장 7㎖, 식초 3㎖, 설탕 3g을 섞어서 만든다.
▨수정과
수정과는 생강과 계피를 달인 물에 설탕이나 꿀을 타 차게 식힌 후 곶감을 담고 잣을 띄운 음료로 시원하고 향긋한 국물맛과 말랑말랑한 곶감의 맛이 조화를 이루는 별미이다. 수정과는 옛날부터 민간이나 궁중에서 겨울철 교자상이나 설 명절에 빠지지 않고 즐겨 만들어 마셨다. 계피는 한방에서 몸을 따뜻하게 해주는 역할을 하므로 상복하면 몸에 유익하다.
▨더덕구이·섭산삼
더덕은 껍질을 벗겨 반으로 쪼개어 방망이로 두들겨 소금물에 쓴맛을 우려낸 다음, 유장(참기름15㎖, 간장 5㎖)을 발라 석쇠에 애벌구이를 한다. 애벌구이를 한 뒤 고추장 양념(고추장 설탕 다진파 다진마늘)을 두세차례 발라 굽는다.
준비한 더덕에 찹쌀가루를 묻혀서 튀겨내는 것이 섭산삼(흩어진 것을 모은 삼, 삼은 더덕의 별칭)이다. 술안주로는 초장에 찍어먹고, 간식으로는 꿀에 찍어먹는다.
〈崔美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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