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야고부

▲조선조 사화(士禍)와 왜구(倭寇)출몰등 시끄러운시대를 살았던 신사임당(申師任堂)이 대관령을넘다가 친정을 바라보며 시 한수를 남겼다.

'늙으신 어머님은 임영에 계시는데/이몸은 서울향해 홀로가는 마음이여/흰구름은 날아내리고 산은 저물어가네'(踰大關嶺望 親庭. 慈親 鶴髮 在臨瀛 身向長安 獨去情 回首北坪時一望 白雲飛下暮山靑)임영은 그의 친정곳인 강릉(江陵)을 이름이다.

▲그제나 이제나 제집과 부모를 생각하는 것은 다를게 없다. 더구나 우리에게 현모양처의 귀감으로 남아있는 율곡(栗谷)어머니로서그 효성이 어떠했겠는가. 세상은 분당으로 사화가 그치지 않는상황에서 늙은 어머니를 친정에 두고 서울로 가야하는 딸의 걱정은 얼마나 큰 것이었을까. 문득돌아본 친정곳은 흰구름이 떠다니다가 해저무는 산으로 내려앉는 모습, 쓸쓸한 풍경이다. ▲4백년이 흐른 오늘도 세상은 달라질줄 모른다. 먹고사는 의식주야 몰라보게 바뀌었지만 사람들의 마음은 한가지다. 그시대도 세모는 어수선하고 뭔가 잃은 듯한 허전함이 눌러왔던가. ▲올 세모는 여느해보다 더한 듯하다. 노사관계의 입법문제가 섣달그믐까지도 소란스러울 것 같다. 추위가 더 춥다. 으스스하다. 정치가 사람들을 편안하게 해준다더니 편안보다 걱정만 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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