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자노트-시 의장선거 이후

구랍 30·31일 이틀동안 열린 대구시의회 임시회에서 시의원 41명은 후반기의회 원구성을 위한투표를 통해 그 면모를 속속들이 드러냈다. 오직 승리만이 있을뿐 승자의 겸손도, 패자의 승복도없었다.

의장당선자 김상연의원은 24대 15로 선출된뒤 인사말을 통해 '화합'을 강조했다. 그러나 이튿날실시된 상임위원장선출과 상임위 배분에서 자기지지세력에 대한 뚜렷한 논공행상으로 결국 상임위구성이 무산되고 의회가 난장판이 된 원인을 제공했다.

이런 현상은 의장 선거과정에서 예측됐다. 의장 선거과정에서 일부 후보측으로부터 간헐적으로새어나온 '불공정게임'시비는 1차투표후 모 의장후보의 "결과에 따라서는 승복할 수 없을 수도있다"는 의사진행발언에서 본격 불거졌다.

의장선출이 끝난뒤 낙선한 또다른 후보는 "원만한 원구성이 되어야한다. 힘의 논리로 밀어붙여서는 곤란하다"며 선거과정에서 정당하지 못한 방법이 동원됐음을 시사했다. 그는 금품으로 시의원들을 매수했다는 의혹을 은근히 제기하기도 했다.

승자의 오만과 패자의 불복으로 이어진 의원 서로에 대한 불신현상은 상임위원회 배분과 위원장선출과정에서도 그대로 이어졌다. 4개 상임위중 건설위에 달서구의원 6명중 3명이나 몰려있었다.결국 1명을 문사위로 교체하는 진통을 겪었다. 그러나 건설위에 북구의원은 4명중 1명도 들어있지 않았다는 이유로 새 상위구성을 포기했다.

이날 사회는 최백영 현의장이 맡았고 그는 후반기 상임위 구성을 "임기를 깨끗이 마치고 싶다"며거부, 산회했다. 이에대해 김의장당선자측에서는 "상임위배정은 의장의 고유권한이고 김의장당선자는 최의장측의 요구를 거의 수용했다"며 "전반기 상임위구성이 당선자들의 임의배정이었다"며비난했다.

전반기 시의회는 의장선거에서 연대한 무소속과 자민련의 철저한 갈라먹기로 구성됐었다. 의장단과 상임위원장은 물론, 건설위원 10명중 위원장, 간사외에도 운영위원장과 간사등 위원절반이 간부로 구성돼 의원들의 질타를 받았었다.

그런데 후반기 의회가 또다시 갈라먹기식으로 상임위를 배정하고, 그래서 전반기 의회를 주도했던 소위 무소속주류측의 반발이 원구성을 둘러싼 불협화음을 확대재생산한 것이다. 〈李敬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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