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쇠고기 부위별 등급별 판매제'가 새해부터 전국 정육점에서 의무시행되고 있다.소비자가 용도에 적합한 부위를 구매할 수 있고 고기질에 따라 가격을 다르게 지불하는 이 제도는 좋은 취지와는 달리 시내 상당수 정육점들이 판매제가 어떻게 실시되는지조차 모르는 등 시행출발부터 삐걱거리고 있다. 3일 시내정육점들의 쇠고기 부위별 등급별 판매제 시행여부를 취재해본 결과 부위별 판매는 어느정도 시행되고 있었으나 등급별 판매의 경우 일부 대형정육점을 제외하고는 상당수가 지키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제도가 시행출발부터 이처럼 흔들리는 이유는 무엇보다 판매업자들이 이 제도가 어떻게 시행되는지조차 모르는데 있다. 실제 정부당국이 자율계도기간인 지난해 5대 대도시 판매업자들을 대상으로 한 계도교육이 시별로 1~2차례에 불과해 판매업자들이 이 제도에 대한 구체적인 지식이턱없이 부족했던 것.
등급별 부위별 판매제는 업자들이 축산물 등급 판정소에서 판정받은 쇠고기를 안심,등심, 채끝,목심 등 3개부위이상을 구별해 진열한 다음 부위명을 표시해야 하며 부위별로 도체등급판정결과인 1, 2, 3등급 또는 특상, 상, 중등급으로 등급을 표시해 팔아야 한다. 또 수입산과 국내산 등 원산지가 표시돼야 하며 국내산 쇠고기의 경우 한우, 젖소, 육우고기 등으로 기재해야 한다. 용도, 1백g당 가격도 함께 기재해 소비자들이 이를 직접 확인할 수 있도록 표시판을 진열대 전면에 비치해야 한다.
또 다른 문제점은 진열장이 너무 협소한데 있다. 대구시의 경우 백화점 대형정육점 등을 제외하곤 쇠고기의 등급별 부위별 진열이 현실적으로 어려운 영세식육점들이 대다수이다. 지역 정육업계 한 관계자는 "쇠고기를 등급별 부위별로 진열판매하기 위해선 표준형(가로2.40m)진열대가 최소한 두개이상은 돼야하며 쇠고기의 신선도를 유지할 수 있는 냉장시설도 함께 갖춰야 한다"고밝혔다. 소비자들의 그릇된 소비의식도 판매제시행을 가로막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축산기업조합중앙회가 얼마전 실시한 설문조사결과 소비자가 선호하는 쇠고기 부위는 등심이 67.1%로 가장 높았고 안심, 살코기 등의 순으로 조사된바 있다.
대구시 수성구 한 정육점 주인 김모씨(45)는 "선진국과는 달리 우리나라 소비자들은 아직도 용도에 관계없이 특정부위의 고기만 선호하는 등 잘못된 고기소비형태가 보편화돼 정육점들도 어쩔수없이 선호부위만 중점적으로 팔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편 수입육이 한우로 둔갑하는 등 쇠고기의 국내유통구조가 크게 왜곡된 상황에서 부위별 등급별 판매제는 자칫 업자들이 등급을 둔갑시켜 팔 우려도 없지않다는 지적이다.
전문가가 아니고서는 육안으로 등급구분이 사실상 불가능한 맹점을 노려 일부 판매업자들이 3등급이하로 낮게 판정받은 고기를 1, 2등급고기와 섞어 판매할 소지도 있기때문에 이에대한 업자들의 의식계도가 절실하다. 동아유통센터 한 관계자는 "판매장의 시설보완, 판매업자 대상 교육강화,소비자인식제고 등이 갖춰질때 이 제도가 성공할 수 있을것으로 본다"고 말했다.〈李鍾圭기자〉
댓글 많은 뉴스
국힘 김상욱 "尹 탄핵 기각되면 죽을 때까지 단식"
[단독] 경주에 근무했던 일부 기관장들 경주신라CC에서 부킹·그린피 '특혜 라운딩'
민주 "이재명 암살 계획 제보…신변보호 요청 검토"
국회 목욕탕 TV 논쟁…권성동 "맨날 MBC만" vs 이광희 "내가 틀었다"
최재해 감사원장 탄핵소추 전원일치 기각…즉시 업무 복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