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7년은 '문화유산의 해'. 그러나 때로 시간의 흐름 따라 스러져만 가는 우리의 유산 앞에서 아쉬움은 더께로 쌓인다. 물리적 보존에 선행돼야 할 것은 문화유산에 대한 '앎'. 소중한 옛 삶의 흔적들을 렌즈속에 보듬어본다.
〈편집자주〉
향토적 정서 물씬 풍기는 장승은 전국 어디에서건 흔히 접할 수 있었던 옛 사람들의 정신적 지주이자 신성시돼온 토속적 상징물. 농경사회의 풍요와 마을의 평안, 주민 결속을 위한 뭇 선인들의무의식적 기원의 대상이었던 장승은 그러나 무미건조한 세태변화만큼이나 영락의 세월을 맞고 있다.
사진작가 이수종(李壽宗)씨. 쉰둘. 줄곧 장승의 미(美)를 더듬어 전국을 훑어온 그의 사력 25년은경기도 광주와 호남·충청 일대, 제주, 경북 일원등 전국을 아우른다.
문화유산을 기록으로 남기는 것이 작가로서의 사회적 의무란 작업의식과 함께 나무장승과 돌장승, 돌하르방의 자취를 외길로 좇아온 그의 전력이 작품에 깃든 여유롭고도 소박한 정취를 당연시하게끔 만든다.
"무슨 이유때문인진 몰라도 유독 경상도 지방에 장승이 드문 편"이라 밝히는 이씨는 "고유정서가깃든 장승 사진들을 자료집으로 꾸며 우리 삶과 전통의 재조명에 일조하고 싶다"는 의욕을 보인다.
마을 초입에서부터 묵묵히 시대를 지켜봐온 장승. 말없는 그러나 정감어린 장승의 표정만큼이나우리는 따뜻한 정을 나누며 살았을까.
〈金辰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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