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흔들리는 지역금융(2)-경제계 대응

--'사금융화'에도 무방비--

동양투신,대구종금,조선생명. 기업합병(M&A)이라는 명분 아래 특정기업의 '사냥감'이 돼버린 이들 회사는 공교롭게도 대구상공회의소가 탄생의 산파 역을 맡았다는 공통점을 지닌다. 이들은 역내 자금의 역외 유출방지와 대구경제 활성화를 위해 지역 경제인들이 알토란같은 자금을 갹출해만든 공공성을 띤 금융기관인 것이다.

당초 대구상의는 이들 회사의 주식을 배분하면서 특정기업의 독과점지배에 놓이지 않도록 하는데주안점을 뒀다. 그러나 이같은 조치는 역설적으로 이들 회사를 '무주공산'(無主空山)으로 만들어특정기업의 M&A 사냥감이 되게 했다.

현재 M&A 파문의 장본인인 갑을은 동양투신처럼 지배주주 없이 방어력이 취약하면서도 공공성을 띤 금융기관만을 골라 '적대적 M&A'를 벌이고있어 기업윤리 부재라는 비난을 사고있다.이들 세 회사의 사금융화에 대해 지역 경제계는 속수무책이었다.

특히 대구상의는 조선생명 및 대구종금 M&A 파문 당시 아무런 대응을 내놓지 못한바 있으며 현재 진행중인 동양투신 사태에 대해서도 침묵을 지키고있다.

대구상의의 입장으로 볼때 동양투신 사태는 조선생명 및 대구종금 사태 때와는 상황이 다르다.대구상의는 현재 출자자 조합(회원 1천93명)을 통해 동양투신 주식의 45%를 보유한 최대주주인것이다. 실제로 출자자 조합의 당연직 이사장 자격으로서 대구상의 채병하회장은 경영권전반에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해왔다.

그런 대구상의가 동양투신 사태와 관련 아무런 대응을 하지 않는 것과 관련 항간에는 구구한 억측마저 나돌고있다.

이와관련 대구상의는 나름대로 속사정이 없지는 않다. 갑을이 대구상의에서 유력한 직책(갑을의경우 감사 회원사임)을 맡고있는 만큼 대응하기가 껄끄럽다는 것이다. 또 조합이 주권(株權)을 행사하는 것은 법적 근거가 없어 경영권 방어에 적극 나서기 곤란하다는 것도 변론중 하나다.적대적 M&A에 침묵하기는 지역 경제계도 마찬가지다. 오히려 일부기업은 공공성을 띤 금융기관의 사금융화를 거들기도 했다.

지난해 9월 갑을과 무림제지가 대구종금 보유주식을 외지업체인 태일정밀에게 팔아넘길 때 ㅅ섬유는 지역여론을 외면하고 경영권 지키기 협의회 동참을 거부하기도 했다. 〈金海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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