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빅뱅, 금융개편 초읽기(1)-통·폐합태풍

"지방은행 "살아남기" 비상"

김영삼대통령이 7일 연두회견에서 조속한 시일내 대통령직속 금융개혁위원회를 설치하겠다고 밝힘에 따라 국내 전금융계가 통폐합 '태풍권'에 놓이게됐다.

특히 이번 발표로 금년하반기 대통령선거이후로 예상되던 통폐합이 연내로 앞당겨질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인수·합병의 주역이 되는 금융기관과 간판을 내리게 될 금융기관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금융산업의 '빅뱅'으로 일컬어지는 구조개편을 지역금융을 중심으로 점검해본다.대통령의 금융개혁위 설치발표후 지역금융기관들은 급속도로 빨라진 금융기관 대개편작업의 구도를 놓고 크게 긴장된 분위기에 빠졌다.지역금융기관의 존립문제가 걸린 이번조치를 두고 그동안나름의 향방을 점쳐온 대구, 대동은행은 물론 제2금융권까지 정부의 후속조치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대응전략마련에 부심하고있다.

통폐합과 관련 아직까지 정부의 확정된 시나리오는 없다는것이 정설. 그러나 부실금융기관부터먼저 정리하겠다는것이 정부의 기본입장인만큼 가상 시나리오는 무성하다.

은행연합회 산하 금융연구원이 지난해말 내놓은 '은행합병의 이론과 분석'이라는 보고서는 국내19개은행의 경영상태 내재가치등을 객관적으로 분석, 등급화 해놓고있어 관심을 끌고있다.생존유망그룹인 제1그룹에는 국민, 조흥, 신한은행등이 속해있다. 이들 은행은 외형이 크고 내실이 튼튼해 다른 은행을 합병하는 가장 유력한 주체로 분류되고있다.

피합병가능은행인 제2그룹에는 한일, 제일, 상업, 외환, 서울은행등이 분류됐다. 이들은 제1그룹보다는 뒤처지지만 1대1 대등합병을 통한 대형화의 대상이 될수있는 은행들로 평가됐다. 그러나 최근 경영실적이 좋지않은 서울과 제일은행은 다른 시중은행과의 합병대상이 될수 있는것으로 거론되고 있다.

문제는 합병타켓그룹으로 분류된 제3그룹. 여기에는 대구, 부산, 광주, 경기, 경남, 충청, 충북, 전북, 강원, 제주등 10개 지방은행과 한미은행이 속해있다.

장기적으로 매수대상이 될것으로 분류된 이들 은행들은 자본력과 수익력이 취약하거나 전국적 소매은행으로서 경쟁력이 떨어지는 경우. 그러나 대구, 부산, 한미은행은 고시장가치를 갖고있고 경영실적이 우수해 제2그룹에 포함시킬 수도 있는것으로 분류됐다.

보고서 대상에서는 제외됐지만 후발 6개시중은행중 이미 뿌리를 내린 하나, 보람은행을 제외한나머지 동화, 대동, 동남, 평화등 4개은행은 모두 경쟁력이 취약한 은행으로 분류되고 있다.이같은 분석에 따라 새롭게 제기되고있는 시나리오는 지역의 대구은행과 부산의 동남은행, 부산은행과 대구의 대동은행간 '크로스'합병설. 이경우 지역에 뿌리를 내리고 있는 대구, 부산은행은지역적 기반을 유지하면서 영업기반을 영남권전체는 물론 전국으로 확대할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또 '대구+대동', '부산+동남은행'안이 떠안게되는 지역적 기반의 중복, 예상되는 직원간 갈등,인력의 낭비요소 배제등 장점이 뚜렷하다는 분석이다.

대구은행은 이번 결산시 은행감독원으로부터 전국 지방은행중 유일하게 각종충당금을 1백%%적립하라는 권고를 받은것으로 알려지고있다. 이는 적립비율이 최소 30%%에 그치는 다른 지방은행과 비교할때 충당금을 1백%%적립하고서도 당기순익 12년연속 지방은행1위를 기록할 수 있다는사실을 감독원이 인정한 것으로 해석돼 통폐합에서 유리한 입장에 설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에따라 대구은행측은 지역본점을 유지한다는 전제하에 서울소재 소형 시중은행을 흡수할 수도있다는 내부검토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있다. 이경우 대구은행이라는 현재의 이름을 포기하고 제3의 은행명을 채택하더라도 지역밀착 경영은 물론 영업구역확대라는 경쟁력강화의 이점을충분히 얻을수있다는 계산이다.

지역은행의 통폐합 시나리오에서 대동은행이 기능상의 특성을 감안, 동남은행과 함께 기업은행에합쳐지면 대구은행은 부산은행과 통합될 가능성도 배제할수없다. 이경우 영남권 전체를 영업구역으로 하는 신설은행은 기존 시중은행 규모의 2/3에 육박하는 대형은행으로 거듭날수 있게된다.또 '대구+부산+경남은행'안도 가능성을 배제할 수없는 상황이다.

또 일각에서는 성공할 수있는 짝짓기로 '조흥+한미','신한+부산','국민+부산'(자기자본수익율 기준),'국민+대구','신한+한미'(자산수익율 기준)안도 제기되고 있다. 이는 규모의 대형화를 위해서는소위 1류시중은행에 지역적 기반이 튼튼한 지방은행을 결합시키는것이 이상적이라는 분석이다.그러나 이가설은 지역기반이 충실한 지방은행과 지역민들의 강한 반발이 예상돼 성사여부가 불투명하다. 〈池國鉉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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