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수요포커스-예술단체 현주소

대구의 문화예술 단체는 예총을 비롯, 각 장르별 단체와 소규모 동호인 그룹들이 주종을 이루고있으며 지역 문화예술계를 선도할 구심점 역할을 제대로 해내기에는 미흡하다는 공통된 난제를지니고 있다.

예총 대구지회(지회장 문곤)는 지역 문화예술계의 총 연합단체. 관련단체인 미술·음악·무용·연극·건축·사진등 각 장르별 10개 문화예술 단체에 문예진흥기금을 지급하고 있으나 예산과 기획력의 절대부족으로 자체 문화행사 개최등 독자적인 문예 기능이 부족한 실정이다.예술계를 대변하는 단체는 대부분 지난 70년대 관변단체의 성격을 띠고 발족, 오늘에 이르고 있다. 지난 78년 사단법인으로 등록한 미협 대구지회(지회장 권정호)의 경우 한국화, 서양화, 조각,공예, 판화, 디자인, 서예, 평론등 8개 부문에 8백30여명의 지역 작가들이 회원으로 소속돼 있다.미협은 공모전을 포함, 한해 평균 8-10개의 기획 전시를 개최하는등 의욕을 보이고 있으나 최근집행부 업무수행의 투명성 여부를 둘러싸고 일단의 회원들이 대구현대미술가협회(가칭)를 새로구성하는등 내부 분열을 겪어 조직통합에 신경을 기울이고 있다.

지역 음악계를 대표하는 음협 대구지회(지회장 강재열)는 기악, 성악, 작곡등 3개 분야에 3백여명의 회원을 둔 단체. 매년 1회씩의 '전국성악콩쿠르'를 포함, 각종 행사를 열고 있으나 예산부족으로 지역 음악계의 구심체 역할에 걸맞는 기능을 담당하기엔 역부족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지역에서 활동중인 극단은 모두 20여개. 그러나 연기력있는 배우의 부족, 재정기반의 취약성등에따른 졸속작품의 양산으로 관객들의 구미를 당기지 못하고 있다. 그나마 지원금이 나오는 달구벌축제, 대구연극제, 목련연극제등에만 참가하는 '연극제 참가용' 극단에 머물고 있으며 아동극 공연으로 명맥을 잇고 있는 형편이다.

문학부문의 경우 각 장르의 문인들이 망라된 문협 대구지회(지회장 여영택)를 비롯, 시인협회, 소설가협회, 시조문학회, 수필문학회, 아동문학회등 다양한 단체가 활동중이나 역할면에서 볼때 독자와의 거리를 좁혀가려는 문인 스스로의 노력 부족, 기업체와 독자의 관심부족등으로 지역문학을 기름지게 일궈내진 못하고 있다.

무용의 경우 무용협회 대구지회(지회장 주연희)와 대구무용진흥회등 관련단체와 대구시립무용단등 각종 무용단이 활동하고 있으나 단체·무용인들간 화합이 아쉬운 실정. 93년 '춤의 해'를 계기로 매년 마련하고 있는 '대구춤페스티벌'등 무용인들간의 격을 줄여나가는 다양한 노력의 필요성이 무용 활성화의 선결과제로 지적되고 있다.

3백60여명이 가입돼 있는 한국사진작가협회 대구지회(회장 서규원)와 건축계 인사들로 구성된 한국건축가협회 대구지회(회장 김영태)는 매년 공모전과 학술 심포지엄, 교양강좌 개설등 활발한 활동을 벌여오고 있으며 서예·공예·판화부문에도 별도의 지역 협회가 구성돼 자체 활동을 벌이고있다.

이밖에 민예총 산하에 지난 91년 창립된 대·경 민미협(민족미술인협의회), 민사협(한국민족사진가협의회) 대·경지부등이 소속돼 민중예술의 맥을 잇고 있다.

그러나 대다수 문화예술단체들이 공통적으로 안고 있는 문제점은 조직의 원활한 운영이라는 내부과제와 함께 산재해있는 관련조직의 통합, 팽배한 파벌의식과 반목의 극복이다.'문화도시'의 성패 여부가 문화예술계 종사자들의 노력과 시민들의 문화수준및 문화의식에 달려있다는 것은 자명한 일이지만 이들 단체의 기능이 원활히 수행되지 않고 고유의 순기능보다 파벌주의와 이권다툼의 도구로 이용될 경우 궁극적으로 대구가 문화도시로서 기능하는데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데는 재론의 여지가 없다.

문화예술 관련단체가 수적으로 늘어나고 '젯밥'에만 관심을 두는 일부 사이비 예술가들이 양산되는 척박한 대구 문화예술계의 풍토에서. 기존 문화예술단체와 무관하게 묵묵히 자신의 작업을 추구하는 순수 예술인들의 '쟁이'다운 모습을 시민들은 갈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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