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김대통령'특정후보지지'배경

"정권재창출 직접 챙기겠다"

김영삼대통령의 연두기자회견중의 압권은 역시 여권 대선후보결정과정의 탈(脫)중립화선언이다.그는"당을 책임진 총재의 입장에서 분명한 나의 입장을 당원과 국민들에게 전달하겠다"고 천명했다.

이는 대통령이 대선 후보지명권을 확실히 행사하겠다는 뜻이고 다시말해 이전의 대통령과 달리자신의 주도하에 정권재창출을 이루겠다는 적극적인 의지의 표명이다.

물론 이전에도 김대통령은 지지후보를 표시하겠다는 의견을 피력한 바는 있지만 이처럼 공식적인연두기자회견을 통해 자청해서 자신의 의지를 보인적이 없었다는 점에서 간과할 수 만은 없다는지적이다. 어쨌든 이날 대통령의 발언으로 자칫 자유경선을 무의미하게 만들 개연성도 배제할 수없다. 경선 배제로까지 확대해석할 수는 없지만 현재 대통령의 위상을 고려할 때 경선이 요식행위에 그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시점에서 대통령의 언급이 대선주자들의 충성경쟁을 유도하고 이들의 본격적인 대선 레이스에대한 경고의도도 내포되어 있다는 점에서 액면 그대로 받아들일 필요는 없다는 해석도 있다. 또정가일각에서도 경선상황에 들어가면 대통령도 국민 및 당내 지지도를 감안하면 일방적인 지명권행사가 제한된 수준에서 이루어질 것이란 관측도 만만찮다.

대선주자들은 일단 겉으로는 "당연하고 올바른 얘기"라는 반응들이다.

이홍구대표는 "대통령이 정치인으로서 의중을 밝히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환영했다. 이한동고문과 최형우고문도 이례적으로 보도자료까지 만들어 당연지사로 평가했다.

다만 이회창고문측은"대통령이 당총재인 만큼 입장을 밝히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라면서도"그러나 총재의 의사표시가 대의원들의 자유의사 배제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고 토를 달았다.

또 대선주자들이 관심을 기울이는 대목은 대통령의 지지표명 못지 않게 대선후보 덕목과 관련해언급한 추진력, 능력, 도덕성부문이다. 혹시 자신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게 아니냐는 기대감을 낳게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 각 대선주자들은 아전인수격인 해석을 하고 있다. 최형우고문은 추진력에 고무되고 있고이홍구대표와 이회창고문도 "맞는 얘기", "적절하다"고 반겼다. 당정개편 연기로 이수성총리는 대선주자 반열에서 점점 멀어져 가는 기류이며, 세대교체 강조가 빠져 이인제경기도지사도 완전 탈락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한편 대통령의 여권내 대선구도와 관련된 이날 언급에 대해 당내대선주자들이 향후 어떤 반응을보일지에 대해 귀추가 주목된다. 자유경선을 강조한 김윤환고문과 박찬종고문의 대응이 특히 눈여겨 볼 만하다.

〈李憲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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