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산업개편 논의가 급진전되면서 지역금융가에 위기감이 감돌고 있다. 해당 금융기관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자칫 간판을 내려야할 상황으로 내몰리게 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대구은행 임성지상무는 "지난 연말까지만 해도 통폐합에 금융계의 의견이 어느정도는 반영될 것으로 전망했으나 현재 흘러가고있는 상황은 예상과 전혀 달라 당혹감마저 느낀다"고 털어놨다.즉 통폐합추진의 주체가 재경원에서 대통령직속기구로 설치될 금융개혁위로 넘어가게 됨에 따라어쩌면 백지상태에서 판을 완전히 새로 짜게 될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기존 시스템이나 룰을 완전히 배제한 새로운 구도가 탄생할 수도 있다는 것.
연내 인위적 은행간 합병은 없다는 정부당국자의 말에도 불구, 현상황에서 경계해야 할 대목은개혁의 회오리에 휘말려 지역경제활성화를 위해 설립된 지역은행이 서울소재 대형시중은행에 흡수될 가능성을 전혀 배제할 수 없다는 점이다.개편논의가 '서울'에서 '서울사람'중심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지역은행이라는 실체가 사라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현재 지역에는 대구·대동등 2개은행의 본점이 있다. 대구은행은 이제까지 통폐합 태풍중심권에서 벗어나 느긋한 입장이었다. 단지 부담을 떠안기 싫어 같은 지역에서 영업기반을 공유하고 있는 대동은행과의 합병만은 거부한다는, 어쩌면 호강에 겨운 '타령'만 하고있은 것이 솔직한 사실이다.
그러나 이제 상황은 달라졌다. 아직은 가설에 불과하지만 국민은행등 시중은행과의 통폐합설이구체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지방은행중 경영실적이 가장 우수하다는 점이 되레 대형은행들이 통폐합의 군침을 흘리게하는 '부메랑'이 되어 돌아오고 있다. 탐낼만한 대상이라는 것이다.서울소재 시중은행과 통폐합되면 상대적으로 덩치가 작은 대구은행의 실체가 사라지는 것은 자명한 결과이다.
대구은행은 어떤 경우에든 이같은 사태는 막아야 한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만약 시중은행과의합병기미가 포착되면 지역경제계는 물론 동원가능한 모든 채널을 가동해 초기에 저지한다는 내부전략을 세워놓고 있다.
지역민들의 반응도 마찬가지다. 아직 확정된 방안이 나오지않았지만 어쨌든 지역에 본점을 둔 은행이 존치돼야 한다는 점에는 전혀 이견이 없다. 최악의 경우 범시민운동도 필요하다는 반응이다.이와관련 대구은행측은 지역의 일류은행은 나름대로 경쟁력이 있고 성장가능성도 충분하기 때문에 육성, 발전시키는것이 당연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대구은행 전략경영실 천해광차장은 "모든 은행이 대형화될 필요성은 없다"고 말했다. 국제경쟁력을 가진 초대형 은행은 국내에 2-3개만 있으면 된다는것. 지방은행이 최대무기인 특유의 지역밀착성을 앞세우면 30년간 다져온 기존의 기반위에서 지속적 성장을 추구할 수 있다는 것이다.대동은행도 당혹감을 느끼기는 마찬가지. 통폐합 논의의 '단골손님'으로 거론되면서도 뚜렷한 메리트가 없기때문에 통폐합이 금융계 자율적으로 추진되면 '흑심'을 먹을 은행이 없을 것이라는계산을 염두에 둬왔다.
그러나 역시 상황은 달라졌다. 거론되고 있는 다양한 합병시나리오를 내부적으로 검토하면서 방어전략 마련에 주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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