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앵글속의 우리유산-정상민의 당집

'신을 모신 집'이라는 의미를 지닌 당(堂)집은 옛 사람들이 토속신을 모시며 저마다의 소원을 한보따리 풀어놓던 기원의 장소.

아들 하나 점지해 달라고, 잡신을 걸러내고 색귀도 뽑아내고, 마을을 지켜주고 풍년들게 해달라며두손모아 빌던 선조들의 간절함은 지금도 들릴 법한데 민간신앙이 점차 그 기능을 잃고 있듯 당집 또한 지켜보는 이 없어 퇴락하고 있다.

"전국에 고루 분포돼 있는 당집은 산신각처럼 집 구조로 된 것이 보편적이지만 당수나무나 금줄,유교사상의 영향을 받아 위패 형태로 된 것등 다양한 형식을 띠고 있습니다"

프리랜서 정상민(鄭相敏·39)씨. 직장생활 틈틈이 전국 당집들의 자취를 더듬어온 지 12년째에 이르지만 당집을 찾는 발길을 좀체 찾아볼 수 없다며 아쉬움을 털어놓는다.

물리적인 거리 관념이 점차 단축돼 갈수록 우리 '옛 정신의 원형질'을 찾기 위한 길이 더 멀어져가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金辰洙기자〉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