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앵글속의 우리유산-노기남의 굿

샤머니즘의 대명사격인 굿.

무당이 원시종교적 관념에 의해 주재(主宰)하는 새신의식(賽神儀式)을 총칭하는 굿은 유교적 생활규범이 지배하던 조선조에서조차 꿋꿋이 맥을 이어온 우리의 또다른 전통이다.병을 퇴치하거나 복을 불러모으기 위해, 혹은 혼을 달래거나 비(雨)를 바라고 재앙을 막고 귀신을쫓기 위한 굿은 그러나 단순한 현세기복적 차원을 넘어 유락(遊樂)적인 요소마저 갖춰 흥미롭다.지난 92년부터 굿판을 찾아다니며 셔터를 눌러온 사진작가 노기남(盧基南·34)씨는 "촬영을 해보면 신들린 무당의 행위가 사실인지의 여부를 알 수 있다"며 "방울과 부채등 굿에 쓰이는 도구를 테마로 삼아 전통으로서 굿이 지닌 의미를 작품화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힌다.서민만의 전유물이 아닌 민족 모두의 '생활문화'였던 굿. 행여 세상사에 찌든 고민들을 무당의 몸놀림에 담아 신명으로 승화시킨 것은 아니었을까.

〈金辰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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