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온 김덕룡의원 인터뷰

"호남서도 DJ 앞지를 자신"

신한국당 대선후보이자 민주계실세인 김덕룡 전정무장관(56·3선)은 한껏 의욕에 부풀어 있었다.인터뷰는 10일 본사회의실에서 1시간 20여분동안 진행됐다. 기자의 질문에 달변은 아니었지만 나름대로 논리를 전개하며 꾸밈없이, 소박한 자세로 답변을 했다.

그는 정계개편, 대선자금등에 대해 흥미로운 얘기를 했다. 그중 "이번 대선에 호남지역에서도 김대중총재보다 표를 더 얻을수 있다"는 자신감(?)이 눈길을 끌었다.

-김전장관에게는 대중성부족, 경직된 대인관계라는 수식어가 항상 따라 다니는데.▲언론보도에 다소 불만이 있다. 좋은 충고라고 생각되지만 직접 만나지 않고 그렇게 평가한다.많은 사람을 만나면 '김의원처럼 편한 사람은 없는데 언론은 다르게 보도한다'고 얘기한다.야당의 대선주자에 비해서는 국민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았다. 그것은 과거 대선출마나 당대표를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신한국당의 대선후보가 되면 그날로 대중성이 확보된다. 지금 조금 더 알려진 것은 중요한게 아니다.

-대구는 경제가 무척 어렵고 정치적으로도 묘한 위치에 있는데.

▲김대통령을 포함해 나도 어려운 시절을 이곳에서 많은 뒷받침을 받아 정치적 고향이라는 느낌을 받는다.

어제 이곳에 와보니 생각보다 경제가 무척 어렵다는 것을 절감했다. 주종인 섬유산업이 구조조정시기를 놓쳤기 때문이다. 봉제나 디자인으로 일찍 전환했어야 했다. 빨리 업종다각화를 이뤄야 할것이다.

-출신지가 전북 익산이어서 김대중국민회의총재의 텃밭과 겹치는데.

▲호남에서 출생해 소년기를 보냈다. 그렇지만 청년기부터 서울에서 생활했고 지역구나 정치기반도 모두 서울에 있다. 지역적인 구분이 없다고 할수 있다. 내가 여당후보가 되면 (지역분할구도가) 획기적으로 변한다. 이제는 호남사람들도 (대통령이) 될수 있는 사람을 지원할 것이다.-세대교체론을 강하게 주장하는데.

▲지난해 미국 민주당전당대회를 참관하고 느낀 점이 많았다. 역대 미국대통령의 평균나이는 57.2세다. 어렵고 중요한 시기에는 젊은 대통령이 등장했다. 루스벨트나 케네디, 클린턴은 모두 40대에 당선됐다.

미국은 젊어지고 활력이 있는 방향으로 바꿔지고 있는데 우리는 안그렇다. 세계가 달라지고 있는데 우리는 거꾸로 가고 있다. 나는 만 56세의 나이인데도 정치권에서 어리다고 생각한다.-김대통령이 연두기자회견에서 후보를 지명할 뜻을 내비쳤는데 정확한 의미는 무엇인가.▲김대통령의 속내를 헤아리기 어렵다. 특정인의 손을 들어주지는 않을 것이다. 어떤 방식으로 할지 모른다. 김대통령의 정치역정이나 성품등에 미루어볼때 '어떤 사람은 안된다. 누구가 해라'는식의 결정은 않을 것이다.

-같은 민주계인 최형우고문과 경쟁을 벌이고 있지않나.

▲민주계내에는 계파가 없다. 민주화운동을 같이 해와 서로 인간적인 면을 잘 알고 있다. 최고문과 중요한 문제를 놓고 충분히 논의해 같은 길을 갈것이다. (김전장관은 대선후보경쟁에서 최고문과 단일화할 것이라는 뉘앙스를 풍겼으며 이 대목을 두차례나 반복해 강조했다)-노동법개정이후 파업이 격화되고 있는데 이에 대한 견해는.

▲개정노동법을 놓고 누구는 유리하고 누구는 불리한 것으로 봐서는 안된다. 뺏고 빼앗기는 제로섬게임이 아니다. 경제가 잘못되면 우리 모두 잘못된다.

-정계개편의 얘기가 자주 나오는데 전망은.

▲과거 파행정치하에서는 정당의 통폐합이 수월했다. 그러나 요즘은 정당의 벽은 높고 두텁다. 대선전에 정당구도는 바뀌기 어려울 것이다. 선거후에는 양김씨가 퇴장하고 큰 변화가 올 것이다.-논란이 많은 김대통령의 대선자금에 대해 알려달라.

▲솔직히 정치자금으로부터 자유로운 사람은 아무도 없다. 청와대에 들어가서 기업으로부터 돈을받지 않고 대가로 특혜를 주지 않은 것이 중요하다. 정치자금법이 개정된후 그전의 문제는 묵시적으로 양해된 것이 아니겠는가.

이번 대선은 14대 대선과는 크게 다를 것이다. 깨끗한 선거가 될 것이다. 이제는 시민들이 감시하고 있고 기업도 이권을 안주는데 돈을 갖다 주겠는가.

-야당시절부터 돈을 잘 쓴 것으로 알려져있는데.

▲돈과 관련해서는 낙천적인 성격이다. 쓸때는 한꺼번에 쓰고 없을 때는 그냥 살아간다. 꼭 쓸 필요가 있는 돈이라면 생기기 마련이다. 〈정치1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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