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與野정치권 총파업대책

그동안 상황인식의 결여로 총파업사태에 적극적 대응을 미뤄오던 정치권이 지난 주말과 이번 주초를 고비로 대화를 모색하며 해결점을 모색하는등 부산한 움직임을 보이기 시작했다.여권은 각계의 여론수렴과 노동계에 대한 대화와 설득작업을 본격화하기로 하고 당내에 대책기구를 구성하는등 당내차원의 대책수립에 적극 노력키로 했다. 그러나 신한국당은 법재개정이나 영수회담에 대해서는 절대불가 입장에서 한 치의 변화를 보이지 않고 있다.

반면 야당은 파업사태의 장기화가 결코 야당에 유리할 것이 없다는 판단아래 노동계 총파업이 예정된 15일을 전후한 긴급 여야영수회담등 대화를 통한 사태해결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그러나 여당이 영수회담과 법재개정 요구를 거부하고 있고 야당 또한 여전히 노동관계법에 대해서는 대화와 재개정요구만 있었지 뚜렷한 방향을 잡지 못하고 있다.

○…신한국당은 13일 고위당직자회의와 확대당직자회의를 연데 이어 이날 오후 국회의원 지구당위원장 연석회의를 열어 파업사태와 노동관계법 개정에 대한 여론을 청취하고 이를 이홍구대표를통해 청와대에 전달할 방침이다.

신한국당은 이날 회의에서 전날 재야출신 초선의원들이 요구한 당차원의 비상대책기구 구성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검토키로 했다. 또 이날 회의 참석자들은 섣부른 공권력의 투입을 통한 대응이 노동계는 물론 노동법개정에 비판적인 일반 국민들마저도 자극할 우려가 있으므로 최대한 자제할 필요가 있다는데 의견을 모았다.

이홍구대표는 이날 오전 명동성당을 방문, 김수환추기경과 노동계 총파업사태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고 노동계가 15일로 예정하고 있는 총파업 강행을 자제하도록 노력해줄 것을 호소했다. 이대표는 또 성당구내에서 농성중인 민주노총 지도부와도 대화를 시도, 총파업자제와 대화에 나설것을 촉구했다.

그러나 신한국당은 법의 재개정이나 영수회담 수용가능성에 대해서는 "전혀 고려한 사실이 없다"며 "대통령의 연두회견에서 변화된 것이 아무것도 없다"고 확언했다. 김철대변인은 이날 이같은당방침을 재확인하면서 노동계를 향해서는 TV 공개토론회에 나설 것을 재촉구했다.이에 앞서 이대표는 휴일인 12일 각계원로들과의 만남과 초선의원 간담회를 통해 노동법파동의수습에 바쁜 하루를 보냈다. 원로와의 대화에서 이대표는 "경제난을 더욱 악화시키지 않기 위해정치적 해결을 모색할 결의에 차 있다"며 "정치적 토론을 통한 해법모색과정에서도 결코 교조적인 태도를 보이지 않겠다"고 대화노력을 약속했다. 이대표는 또 공권력투입을 통한 강경진압을반대하는 원로들의 요구에 "17일 회견을 통해 정치적 해결방안을 제시하겠다"며 "정치적 해결만이 당의 원칙"이라는 점을 분명히했다.

이대표는 또 이날 재야출신 초선의원들의 요청으로 간담회를 갖고 "당차원에서 노동법개정의 필요성을 홍보할 수 있는 비상대책기구 구성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이 자리에서 의원들은△공권력투입의 자제 △비상대책기구를 통한 홍보 △다양한 채널을 통한 대야대화 모색 △정치적타결 등의 의견을 제시했고 이대표도 이를 적극 수용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신한국당은 이같은 각계 각층을 포함, 당내외의 각종 여론을 수렴해 당내차원에서는 비상대책기구를 구성해 노동관계법의 개정불가피성을 적극 홍보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한편 야권의 법재개정이나 영수회담 요구에 대해서는 정치적 공세수준에 불과하다고 보고 근본적인 태도변화가 없는한 거부키로 했다.

○…국민회의와 자민련은 노동계의 파업사태와 관련해 여당측의 강경태도가 다소 누그러졌다고판단하고 각각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양당은 일단 신한국당의 노동법 개정 용의와 여야 영수회담 검토용의 등에 대해 노동계의 파업이 확산되자 여권이 한발 물러서는 것으로 판단하고 대여 공세의 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다. 파업사태에 대해 신중한 자세에서 벗어나지 못했던 야권으로서는 신한국당의 자세 변화가 호재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양당은 13일 국회에서 반독재공동투쟁위원회를 갖고 영수회담 개최와 대국민서명운동 전개방안등을 논의하는 등 대여공세의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 이에 앞서 양당은 각각 당무위원·소속의원연석회의와 간부회의를 열고 신한국당의 대화 제의와 여야 영수회담 검토방안 등에 대해서도 심도있게 논의했다.

국민회의는 이날 열린 당무위원·소속의원 연석회의에서 신한국당측이 대화제의와 노동법 개정용의를 밝힌 것은 법개정의 잘못을 스스로 인정한 것이라며대여 공세를 강화했다. 국민회의는 일단당면하고 있는 사태의 원만한 수습을 위해서는 여야 영수회담이 필수적이라는 입장을 정리하고신한국당 이홍구대표의 사퇴를 촉구하는 등 기세를 올렸다. 정동영 대변인은 이날 "이대표가 날치기를 자랑스럽다고 성격을 규정했는데 현 시점에서도 날치기가 자랑스럽다는 소신에 변함없느냐"며 "국가적인 사태를 불러 일으킨 장본인으로서 책임지고 물러날 용의는 없는가"라며 공세를폈다.

자민련도 이날 오전 당사에서 간부회의를 열고 신한국당측에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여야 영수회담을 오는 15일을 전후해 개최할 것을 촉구하는등 대여공세를 폈다. 자민련 안택수대변인은 이날 여당측이 여야 영수회담을 검토하고 있는데 대해 일단 환영의 뜻을 표시하고 "여당 수뇌부는 노동계가 전면 파업시기로 잡고있는 오는 15일을 전후 해 영수회담을 개최할 것을 청와대에 건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양당은 그러나 신한국당의 대화제의 등 유화 제스처가 파업사태를 일시적으로 진정시키기 위한미봉책이라는 데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때문에 양당은 일단 14일 예정된 양당 합동연석회의를 예정대로 개최하고 오는 17일로 예정돼 있는 비상시국대토론회도 시민 사회단체들과 함께 개최한다는 방침이다.

양당은 이를 위해 지난 12일에도 여의도 관광호텔에서 양당 반독재공동투쟁위원장 접촉을 갖고최근 확산되고 있는 노동계 파업에 대한 수습책과 대여투쟁방안 등을 논의했다. 국민회의 조세형총재권한대행과 자민련 한영수부총재는 이날 접촉에서 공공노조가 예정대로 금주초 파업에 돌입할 경우 노동계 파업이 걷잡을 수 없는 상황으로 치달아 위기상황을 초래 할 것이라는 데 의견을모으고 영수회담을 통해 사태를 수습해야 한다는 입장을 정리했다. 하지만 양당은 이날 접촉에서오는 17일 비상시국대토론회에 앞서 국민회의측이 주장하는 전국지구당위원장 간담회와 자민련측의 범국민서명운동 방안을 놓고 미묘한 입장차를 보이는 등 대여투쟁 방안에 대해 약간의 의견차를 보이기도 했다.

〈李東寬·李相坤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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