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매일춘추-이웃사랑

요즘 각 일간지에는 연말연시 불우이웃돕기 성금기탁에 관한 기사가 빠지지 않는다. 신문사에서는 귀중한 지면을 할애하여 기탁자를 알리고 있는데, 이는 남을 돕는 일에 귀한 금품을 기꺼이희사하는 것이 그만큼 소중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해가 갈수록 성금을 내는 사람의 수도, 금액도 줄어든다고 한다. 특히 불우시설을 정성스레 직접 찾는 발길은 점점 사라져가는 안타까운 실정이다. 이런 현상을 두고 어떤 이들은 그 원인을 극심한 불황 탓으로 분석하기도 하고, 어떤 이들은 세상 인심이 갈수록 각박해지고 있는 증거라고 단정하기도 한다. 이웃을 돕는 일이 반드시 금전을 통해서만 이루어지는 것도 아니고, 금액의 과다에 따라 그 가치가 매겨지는 것도 아닐진대, 아마도 후자가 더 정확한 분석일 듯하다.또 하나 설득력 있는 이유는 얼마전 어떤 인기 연예인이 심장병 어린이를 돕는다며 모은 거액을사사로이 챙겨버린 어처구니 없는 일이 보도되면서 성금 기탁에 회의를 가지는 사람들이 늘었다는 것이다.

지난 연말, 한 중년 부인이 우리 회사에서 발간하는 월간 사보의 '이달엔 이분을 도웁시다'라는기사를 보고 3천만원이라는 거액을 성금으로 맡기고 갔다. 시장의 공동화장실을 관리하며 살아가던 노부부가 시장 재개발로 갈곳이 없게 되었다는 안타까운 사연을 보고 그 부인은 그같은 큰돈을 내놓으면서도 자신에 대해서는 어떤 내용도 밝히기를 거절했다.

성금을 내면서 일부 인사들은 '금일봉(金一封)'이라는 애매한 표시를 하고 있어 불우이웃돕기가인사치레나 형식에 그친다는 비판이 없지 않은 마당에 그 부인의 사례는 매우 깊은 감명을 주었다.

그러나 우리는 그 부인이 희사한 금액의 크기가 아니라 이웃을 사랑하는 그의 지극한 마음에서진정한 이웃사랑의 실천을 배우게 된다.

〈(주)우방 상무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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